택배업계가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운영함에 따라 이날 하루 대형 택배사들의 택배 배송이 중단된다.물류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CJ대한통운과 롯데택배, 한진, 로젠택배 등 4개 택배사는 배송 기사들의 휴식을 위해 이날 하루를 '택배인 리프레시 데이'로 지정하고 택배 배송을 하지 않는다.배송은 17일부터 재개되지만 14일 배송되지 못한 물량까지 배송해야 하는 만큼 평소보다 배송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자체 배송망을 쓰는 쿠팡의 로켓배송과 SSG닷컴의 쓱배송,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등은 평소와 다름없이 이용할 수 있다.앞서 전국 택배사들이 회원사로 가입한 한국통합물류협회 택배위원회는 금요일인 14일을 '택배인 리프레시 데이'로 정해 휴무하기로 했다.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택배 물량이 급증해 택배 기사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노동계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문재인 대통령도 앞서 지난달 택배업계가 '택배 없는 날'을 운영하기로 결정한 직후 트위터 등에 올린 글에서 "기사님들이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한편 정부와 택배업계는 올해 외에도 해마다 8월14일을 '택배 쉬는 날'로 정해 모든 택배 기사가 쉬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연합뉴스
오는 14일이 '택배 없는 날'로 지정되면서 국내 위탁 택배 서비스가 도입된지 28년 만에 택배기사들에게 처음으로 평일 휴일이 주어진다. 기사들 사이에서는 "일요일인 16일까지 3일을 쉴 수 있게 돼 좋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일을 쉬는 동안에도 배달해야 할 택배가 쌓이기 때문에 휴일 이후 업무량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발 언택트 소비로 택배물량 증가12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소속된 한국 통합물류산업협회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14일(금)을 '택배인 리프레시 데이'로 지정해 휴무한다.지난달 17일 전국택배연대노조(택배노조)는 "택배본사 및 전국택배대리점연합회, 택배위원회의 논의를 통해 택배산업 출범 28년 만에 '택배 휴가 가는 날'이 제정됐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도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면서 우체국 소포배달도 14∼17일 배송을 휴무한다. 이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는 13일과 14일 냉장·냉동 등 신선식품 배송은 접수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로 택배 물량은 급증하는 추세다. 대형 택배회사인 CJ대한통운의 경우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물동량이 20%이상 증가했다. 김태완 택배노조위원장은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예년보다 30~40%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장마까지 길어지며 "택배기사들의 휴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택배기사들은 14일 휴일과 광복절인 15일, 일요일인 16일까지 최대 3일간 휴가를 쓸 수 있다. 소비자들이 목요일인 13일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주 월요일부터 배송된다. 직고용하는 쿠팡 등은 정상근무…후폭풍 우려도자체 배송망을 갖춘 쿠팡의 로켓배송과 SSG닷컴의 쓱배송,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등은 평소와 다름없이 이뤄진다. 쿠팡 관계자는 "위탁운영제(지입제) 기반의 택배 기사들과 달리 쿠팡은 직고용 기반으로 배송을 운영하고 있어 택배 없는 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동시에 택배물량 적체로 인한 후폭풍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15년간 택배기사로 일해온 백모씨(50)는 "평일에는 처음으로 쉬는거라 좋기도 하지만 (휴일이) 무조건 달갑지만은 않다"며 "휴일이 끝나고 나면 몰리게 될 주문 때문에 명절 이후와 마찬가지로 '무조건 죽었다' 생각하고 일해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대부분의 택배업체는 과도한 물량 적체를 피하기 위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17일에는 정상근무를 할 예정이다. 물량이 예년보다 늘어난 상황상 기사들의 피로와 거래업체 및 소비자의 불편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7일까지 사흘을 휴무하게 되면 이후 주문물량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14일은 ‘택배 없는 날’이다.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업체들이 이날 운행을 중단한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소속된 택배업체들이다.그러나 소비자는 계속 주문할 수 있다. 새벽배송도 멈추지 않는다. 새벽배송 시장의 3대 강자인 쿠팡과 신세계그룹 온라인몰 쓱닷컴, 마켓컬리 모두 평소처럼 운영된다. 최근 새벽배송 시장에 새로 뛰어든 현대백화점의 식품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도 마찬가지다. 14일 주문하면 토요일인 15일 아침에 새벽배송을 받을 수 있고, 일요일인 16일 주문한 제품을 임시공휴일인 17일 아침에 받는다.새벽배송 업체들이 정상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택배업체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쿠팡친구(옛 쿠팡맨)’는 쿠팡 직원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친’은 택배 기사들처럼 개인 사업자가 아니며 1주일에 5일 근무하고 연차도 있다”며 “17일 근무하면 다른 날 쉬는 등 근무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쓱닷컴도 자사배송 시스템인 ‘쓱배송’을 통해 새벽배송을 하고 있다. 다만 쓱닷컴에 입점한 협력업체들은 택배사업자를 통해 배송하기 때문에 택배가 일부 늦어질 수 있다. 마켓컬리는 자체 인력을, 현대백화점은 현대글로비스를 이용해 새벽배송을 한다. 편의점들도 14일 일부 택배 서비스를 운영한다. 자체 물류망을 통해서다. 편의점 CU는 자체 택배 서비스 ‘CU끼리’를 14일에 정상 운영한다.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