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현지시간) 미국 하원에서 애플·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 IT(정보기술) ‘빅4’를 상대로 반독점 청문회가 화상 중계 방식으로 열린 가운데,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우리는 독점 기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치파이 CEO는 “우리는 음성검색 시장에선 아마존의 알렉사와 경쟁하고 있고 온라인 쇼핑 시장에선 월마트 등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위터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과도 경재 관계”라며 “구글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하원 의원들은 구글이 독점적 지배권을 바탕으로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치파이 CEO를 집중 공격했다.

원 법사위 산하 반독점 소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의 데이비드 시실린 의원은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하면 가장 관련있는 결과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구글에 돈이 되는 걸 보여준다”며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 성장 기회를 없애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청문회 전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구글이 타 기업 정보를 훔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구글은 지나치게 비대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에 피차이 CEO는 “구글은 항상 소비자에게 가장 관련있는 검색 결과를 제공해 왔다”며 “구글이 정보를 훔친다는 주장에 대해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공화당의 그렉 스튜비 의원은 “구글이 보수 정치인들의 견해를 검열하고 삭제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스튜비 의원은 “내 선거 캠페인 메일을 나의 아버지조차 받아보지 못한다”며 “왜 이런 일은 항상 공화당에만 일어나고 있느냐”고 추궁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 이메일 이용자들은 친구나 가족 등에게서 편지를 받고 싶어하고 그럴 권리가 있다”며 “구글이 스튜비 의원의 부자 관계에 대해선 파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런 걸 걸러낼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번 반독점 청문회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띄운 글에서 “의회가 거대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정성을 부여하지 않을 경우 내가 행정명령을 통해 이룰 것”이라고 압박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