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은 지난 4~5월 온라인 쇼핑 매출이 지난해 연말 쇼핑 시즌(11~12월)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사태에 외부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 구매를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어도비가 전자상거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발표하는 디지털경제지수(DEI) 최신 업데이트에 따르면 올해 4~5월 미국 온라인 쇼핑 매출은 1525억달러(약 183조8600억원) 규모로, 작년 11~12월 연말 쇼핑 시즌의 매출(1425억달러)보다 7%가량 많았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온라인 쇼핑 매출이 825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는 이른바 '보피스'(BOPIS, Buy Online, Pick up in Store)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5월 보피스 구매는 전년 동기 대비 195% 폭증했다. 온라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23%는 가정 배송보다는 보피스 또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제품 수령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요 구매 품목도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봉쇄조치가 내려지기 시작한 지난 3월과 4월에는 전 품목에 걸쳐 온라인 판매가 급증했다. 이후 5월에는 온라인 식료품 매출은 14%가량 감소한 반면, 전자제품과 의류 매출은 각각 11%와 12% 증가했다.

전자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어도비에 따르면 최근 5년여간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자제품 가격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공급은 줄고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월 컴퓨터 가격은 전월 대비 2.6% 상승해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존 코프랜드 어도비 마케팅 총괄은 “코로나19는 많은 비즈니스를 변화시켰고 기업들은 앞으로 온라인 쇼핑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도비는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애널리틱스를 통해 미국 100대 온라인 유통업체 중 80개사의 거래를 분석해 매달 디지털경제지수를 발표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