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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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부유세' 도입을 제안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가진 주민에 대해 더 많은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푸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연 소득 500만 루블(약 8700만원) 이상인 주민의 개인 소득세율을 13%에서 15%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다만 15% 세율은 전체 소득이 아니라 500만 루블이 넘는 부분에 대해서만 적용할 것을 제시했다.

현재 러시아의 개인 소득세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동일한 세율인 13%가 적용되고 있다. 푸틴은 이 같은 차등적 소득세율 도입을 통해 600억 루블(약 1조500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이 재원은 희귀 질병을 앓는 어린이 치료에만 사용토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귀 질환을 앓는 어린이 치료를 위한 고가의 약품과 재활 장비 구매, 고가의 수술비 등에 추가 세수가 쓰이도록 하자는 제안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날 TV로 생중계된 담화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 지원 대책으로 다음 달에 1~16세까지의 모든 어린이에게 1인당 1만루블(약 17만원)씩을 추가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조치가 어려운 시기에 아이가 있는 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면서 약 2800만명의 어린이가 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이번 달에 코로나19 극복 지원 대책으로 3~16세 어린이 1인당 1만 루블씩을 지급한 바 있다.

이날 현재 러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9만9705명으로 60만명에 근접했으며, 하루 신규 확진자도 7000명대에 머물고 있다. 푸틴의 이날 대국민 담화 발표는 그에게 2024년 5기 집권 대선 도전 길을 열어줄 내달 1일 헌법 개정 국민 투표를 1주일여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