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마리씩 떼 지어 다니며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어족자원 고갈"
"가마우지 너를 어찌할꼬"…소양호 민물고기 씨 마를라 '골머리'
소양호 하천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민물가마우지(이하 가마우지) 급증으로 강원 인제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먹성 좋은 가마우지가 민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어족자원의 고갈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15일 인제군에 따르면 기러기처럼 일정한 대형을 유지하면서 무리 지어 다니는 가마우지는 3∼4년 전부터 소양호 하천 일대에 서식하면서 주민에 의해 목격되더니 지난해 개체 수가 급증했다.

이는 해마다 내수면 어족 자원 증식을 위해 치어 방류사업을 지속해 어족자원이 풍부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마우지는 먹성이 왕성해 강을 헤집고 다니며 어종에 상관없이 민물고기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

이로 인해 민물고기의 씨를 말려 내수면 어족자원의 고갈을 가져오는 등 생태계를 교란할 우려가 매우 크다.
"가마우지 너를 어찌할꼬"…소양호 민물고기 씨 마를라 '골머리'
소양호 하천 생태계의 불청객인 셈이다.

이에 인제군을 비롯한 영서지역 시군 어업인들은 가마우지의 피해가 심각해지자 지난해 4월 '내수면 어족자원을 고갈시키는 가마우지 퇴치를 위한 유해동물 지정 건의서명부' 환경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도내수면 자원센터를 통해 유해조수로 지정해 달라는 건의서를 전달받은 환경부는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해조수로 지정해서 인위적인 퇴치나 개체 수 조절이 필요하지만, 국제 자연보호연맹의 관심 필요종으로 지정돼 있다 보니 포획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가마우지가 수백 마리씩 떼를 지어 다니며 민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어족자원 고갈과 생태계 교란이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제군 관계자는 "왕성한 번식력과 함께 우리나라 텃새로 정착한 가마우지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전반에 대한 정밀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가마우지로 인한 피해는 춘천과 원주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