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중국 정부의 ‘가짜뉴스’ 전파 용도로 쓰이던 계정을 대거 삭제했다. 이번 제재 대상이 된 트위터 계정은 17만여개로 지금까지 있었던 트위터의 계정 삭제 조치 중에서도 대규모로 꼽힌다.

트위터는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과 관련해 자국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만든 계정 17만4000개 가량의 계정을 삭제 조치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문제의 계정들은 홍콩의 반(反) 중국 시위,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등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 유리한 내용을 트윗하거나 리트윗했다.

트위터는 “중국어로 작성된 트윗들은 중국 공산당에게 우호적이었고, 홍콩 시위와 관련해 기만적인 내용을 다뤘다”고 발표했다. 미국으로 망명해 중국 공산당의 비리를 폭로해온 재벌 궈원구이를 비난하고 대만의 자치를 비판하는 트윗도 있었다.

삭제 대상이 된 계정 중 2만3750개가 트윗을 하면 나머지 15만개가 리트윗 또는 좋아요 기능을 활용해 여론을 조성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해당 계정 대부분이 팔로워 수가 10명 가량에 그치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트위터는 전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소셜미디어에서 첨에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코로나19가 미국에서 시작됐다’고 지난 3월 트윗했고, 트위터는 사실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표시를 지난달 말 달았다. 미 국무부는 중국 정부와 관련성이 높아보이는 트위터 계정들이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 유포에 가담했다고 지난달 주장하기도 했다.

반대로 애플은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며 중국 앱스토어에서 팟캐스트 앱(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삭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의 요청을 받고 나서 팟캐스트 앱인 포켓캐스츠와 카스트로를 중국 앱스토어에서 내렸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CAC 기준 불법 콘텐츠가 해당 앱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해당 앱 개발사들은 ‘팟캐스트는 정부의 검열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애플의 조치에 반발했다. 애플은 앱 삭제 등은 현지법에 따른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데, 지난해 상반기 중 중국 앱스토어에서 앱 194개를 삭제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