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 중이다. 최근 방문판매업체와 탁구장 등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 탁구클럽과 관악구 소재 건강용품 방문판매 업체 '리치웨이'발 집단 감염이 중국동포쉼터와 어르신보호센터, 교회 등으로 전파됐다.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송파구 강남대성학원 구내식당 20대 조리사 A씨(수원 70번 환자)의 부모도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양천구 탁구장에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A씨의 어머니 B씨(수원 72번 환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청소용역업체 직원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B씨가 일한 연구동을 폐쇄하고 직원 1200여명을 재택근무 조치했다. A씨의 아버지 C씨는 수원 시내버스 기사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탁구장 관련 누적확진자는 총 54명이다.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93명이다. 이중 리치웨이 직접 방문자는 36명이다. 나머지 57명은 이들과 접촉을 통해 감염됐다.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관련 누적 확진자도 5명 늘어 총 144명이다. 방대본은 "인구밀집도가 높고 유동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종교 소모임, 동호회, 방문판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전파되고 있다"며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이어 "수도권 주민은 동호회, 종교 소모임 등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공간에서 모이는 것과 유흥시설, 주점 등의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토요일 저녁에 세종정부청사를 쭉 도는데 보건복지부만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어 놀랐습니다."한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공무원은 지난달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복지부 직원들의 노고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 같아 잠시 숙연해졌다"고 전했다.복지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국내 확산 과정에서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대처를 담당하고 있다. 코로나19 정부 대책을 총괄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소속된 320여명의 공무원 중 310명이 복지부 소속이다. 휴직자를 제외하고 800여명 정도인 복지부 전체 인원의 40% 가까이가 파견돼 있다. 복지부에 남은 공무원들도 그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야근과 주말근무가 다반사다.주무부처였던만큼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부 대응 현장에는 언제나 복지부 공무원들이 있었다. 우한에서 교민들을 싣고 온 전세기 입국장과 충남 아산 등에 마련된 임시 수용시설을 시작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구와 경북에도 수십명이 파견됐다. 급증한 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생활치료센터 확보와 요양원 등 취약지역 전수조사 등도 복지부 공무원들의 몫이었다.이같은 복지부 공무원들의 사기가 최근 땅에 떨어졌다. 지난주 발표된 정부조직 개편안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 복지부에 보건 담당 차관 시설 등을 골자로 하는 개편안은 지난 3일 발표됐지만 이틀도 채 되지 않아 뒤집혔다.지금은 질본 산하에 있는 국립보건원과 감염병연구센터가 확대 개편되는 감염병 연구소를 복지부 산하의 국립보건연구원으로 이관하는 방안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것이다. 청와대 검토와 승인까지 거친 정부 결정사항이 이처럼 짧은 시간에 번복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반발이 거셌다.이같은 반발의 핵심은 "복지부가 조직 개편 과정에서 자리에만 욕심을 냈다"는 것이다. 자체 조직을 확대하기 위해 확대 신설되는 감염병 연구소를 가져오고, 차관도 2명으로 늘렸다는 논리다. 질본에 파견되는 복지부의 국장 및 과장급 공무원들도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산하기관 갑질'로 인식되고 있다. 9일에는 이낙연 전 총리까지 나서 "해괴망측한 시도"라고 비판했다.행정안전부는 조직개편안에 대해 "미국에서도 질본에 해당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따로 독립돼 있고 연구조직은 별도의 기관인 국립보건원(NIH)으로 분리돼 있다"며 "해당 방안이 질본의 감염병 대응 정책 수립 및 집행 능력 향상을 위해 더 좋다고 봤다"고 설명했지만 먹히지 않았다.복지부는 내부적으로 이번 조직개편안과 관련해 함구령을 내렸다. 대통령이 지시한 사항에 대해 불만 섞인 목소리가 바깥으로 퍼져 또다른 분란을 부를까 우려해서다.한 복지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최소한 자리 욕심 때문에 산하기관을 압박하는 조직이라는 인식은 억울하다"며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4개월 넘게 과로에 시달리고 있는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이 주로 외식과 장보기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카드사 가맹점의 매출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전에 비해 20% 이상 크게 늘었다.행정안전부는 8개 카드사(KB국민, 농협, 롯데, 비씨, 삼성, 신한, 하나, 현대)의 지난달 11∼31일 신용·체크카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발표했다.신용·체크카드 충전 방식으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은 지난달 31일 기준 9조5647억원으로, 이 중 59.3%(5조6763억원)가 사용됐다. 지원금을 받은 지 2주 이내에 60%가량을 소비했다는 뜻이다.사용액이 큰 업종은 대중음식점이었다. 카드 사용액의 24.8%에 해당하는 1조442억원이 음식점에서 소비됐다. 마트·식료품점에서 쓴 금액은 1조3772억원(22.2%)이었다. 이어 병원·약국 5904억원(10.4%), 주유 3049억원(5.4%), 의류·잡화 3003억원(5.4%), 편의점 2596억원(4.6%), 학원 2048억원(3.6%), 헬스·이미용 1796억원(3.2%), 여가·레저 1672억원(2.9%) 순으로 나타났다.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카드사 전체 매출도 급증했다. 신용·체크카드를 통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이후 5월 넷째 주(5월 25∼31일) 8개 카드사 가맹점의 전체 매출은 19조1232억원으로 지급 직전 1주일인 5월 첫째 주(5월 4∼10일)의 15조7833억원보다 21.2%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6.7% 늘었다.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미뤘던 소비품목 중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린 이후 안경을 구입한 경우가 많았다. 업종별로 5월 첫째주 대비 넷째주 매출액 증가율을 보면 안경이 66.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병원·약국(63.8%), 학원(37.9%), 서점(34.9%), 헬스·이미용(29.4%), 가구(27.8%) 순으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윤종인 행안부 차관은 “긴급재난지원금이 국민 살림과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8월 말까지 소비 촉진 캠페인을 계속 펼치겠다”고 말했다.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