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활발한 이란과 베네수엘라간 원유 거래에 대해 경제 제재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베네수엘라 간 원유 거래를 단절하기 위해 유조선 50여척에 대해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제재는 미 재무부를 통해 시행될 것"이라며 "이는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각각 미국과 대립 중이다. 양국은 최근 석유 공조를 부쩍 늘렸다. 이란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지원하고 베네수엘라는 금을 이란에 보내는 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4월 베네수엘라에서 이란으로 들어간 금 현물은 9톤에 달한다. 약 5억 달러(약 6140억 원)어치다. 베네수엘라는 이란으로부터 정유시설 관련 장비를 수입하고 그 대가로 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 다른 외국과의 거래가 어렵게 되자 최근 양국간 거래를 더욱 늘렸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양국이 공조해 미국의 제재를 무력화시키려 하자 미국이 대처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말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베네수엘라든 이란이든 제재 집행이 완벽하게 이뤄지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정부와 친밀한 콜롬비아 사업가 알렉스 사브 모란이 운영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이란간 거래를 도왔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조치로 일대 해운 운임이 일부 상승할 전망이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랜디 기븐스 부사장은 "해운 관련 제재가 생기면 일대 화물 운임이 오른다"며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해운 수요 침체로 인해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조선 운임이 현재 수준보다 최대 30%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경제 제재를 내놓을 경우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될 수도 있다. 이란 외무부는 앞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이란간 무역을 방해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