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로컬푸드…전주농협 매장 4곳 중 3곳 '가짜' 팔다가 적발
전주농협 "구색 맞추려 일반 농산물 진열" 해명…aT로부터 '주의' 처분 받아
[고침] 지방(전주농협 로컬푸드 매장 4곳중 3곳 '가짜 로…)
전북 전주농협이 지역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 판매를 위해 설치된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로컬푸드가 아닌 일반 농산물을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주농협은 이같은 취급 품목 위반행위가 확인돼 관리 책임이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주의 처분을 받았다.

26일 전북소비자정보센터에 따르면 전주농협에서 운영 중인 로컬푸드 직매장 4곳 중 3곳에서 로컬푸드가 아닌 일반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농협은 숍인숍(Shop-in-Shop) 등 형태로 전주 내에 로컬푸드 매장 4곳을 운영 중이다.

숍인숍 형태란 한 곳의 매장 안에 지역 농민이 생산해 농산물 우수 관리(GAP) 인증을 받은 로컬푸드 판매대와 공판장 중매인에게 떼온 일반 농산물을 판매하는 하나로마트를 구분해 운영하는 매장을 일컫는다.

소비자정보센터 조사에 따르면 3곳 매장의 로컬푸드 판매대에 진열된 품목 중 19.7%가 일반 농산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 중인 1천140개 품목 중 225개에 달하는 수치다.

매장별로는 평화점이 26.3%(399개 품목 중 105개), 아중점 24.2%(431개 품목 중 84개), 중화산점 13.1%(310개 품목 중 36개) 비율로 일반 농산물이 판매되고 있었다.

aT에 따르면 국가보조금을 받는 로컬푸드 매장은 지역 농민이 기른 농산물을 판매하되 지역 여건 상 수급이 어려울 경우 연접 시군구에서 생산된 농산물 판매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주농협은 연접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이 아니라 일반 공판장에서 떼온 농산물을 판매한 사실이 적발됐다.

전주농협은 로컬푸드 매장 건립 당시 4곳의 매장 설치비 등 명목으로 3억900만원의 국가보조금을 받은 바 있다.

이달 초 현장 점검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aT는 전주농협에 '주의' 처분을 내렸다.

주의는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로 위반이 반복될 경우 경고 조처가 내려진다.

3번 적발될 경우 전주농협은 국가보조금을 환수해야 한다.

전주농협 관계자는 "로컬푸드 상품이 동났을 때 상품 구색을 갖추기 위해 공판장에서 떼온 농산물을 판매대에 진열했다"며 "주의 처분을 받은 후 일반 농산물을 로컬푸드 판매대에서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전주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 농산물을 납품해 온 농민 이만수 씨는 "농협은 일반 농산물을 마치 로컬푸드인 것처럼 판매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저버렸다"며 "로컬푸드 직매장은 품질 좋은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농가 소득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한다는 로컬푸드 취지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