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전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구 아파트 전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구광역시 부동산 시장에 '분양권' 열풍이 불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뜨거운 시장에 정부의 예고편이 나오면서 기름을 부었다.

일반 청약 시장은 물론이고 무순위 청약까지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대구는 새 아파트 수요가 많은 지역이었지만, 수성구를 제외하고는 비규제지역이었다. 분양받은지 6개월 후에 전매가 가능해 대구를 비롯해 경상도 일대에서 투자가 많았던 곳이다. 그러다가 정부가 오는 8월부터 지방 광역시에서 분양권 전매를 강화하겠다고 친절히(?) 예고까지 하면서 투자자들이 분양권 잡기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건설사들도 이에 질세라 6개월 전매에 유리한 조건을 내놓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와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GS건설이 대구 중구 남산4동 2478 일대에 짓는‘청라힐스자이’의 잔여 2가구 무순위 청약에 무려 4만3645명이 몰렸다. 무순위 청약은 대구 또는 경북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인 자다 대상이다. 자이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접수를 받았다.

이 아파트는 지난 3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기 직전에 분양됐다. 1순위 청약에서도 394가구 모집에 5만5710명이 몰리며 평균 14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예비당첨자를 40%까지 선정했으나, 예비당첨자 중에서도 부적격 혹은 계약 포기 등으로 인해 84㎡B타입 2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임종승 GS건설 분양소장은 "오는 8월부터는 대구 등 지방광역시도 도시지역의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로 강화되면서 청약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일반 1순위 청약에도 신청자가 쏠리고 있다. 현대건설이 북구 고성동1가 일원에서 선보인 ‘힐스테이트 대구역 오페라’의 1순위 청약에서 679가구 모집에 9867건이 접수돼 평균 1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937가구, 오피스텔 270실 등 총 1207가구로 조성된다. 최고 48층의 북구 최고층 단지가 된다. 전용 84㎡A형의 경우 분양가가 최고층 기준으로 5억790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체 분양가의 10%만 내고 전매가 가능한 조건으로 내걸었다. 중도금을 무이자로 제공하고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6개월 후에 중도금을 내도록 했다. 발코니 확장 무상제공했다.

지난달 청약을 받았던 단지들도 대부분 높은 경쟁률도 1순위를 마감했다. 힐스테이트 동인센트럴은 317가구 모집에 4173명이 신청해 13.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쌍용 더 플래티넘 범어는 121명 모집에 접수된 통장이 2733개로 22.5대 1의 경쟁률을, 힐스테이트 도원 센트럴 639가구 모집에 1만7880명이 접수해 27.9대 1의 경쟁률을 각각 보였다.

양지영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대구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신규주택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청약경쟁률이 꾸준한 편이다"라면서 "정부의 분양권 전매제한 예고에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공급까지 가세하면서 청약자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