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 속 건재 과시…직접 준공테이프 끊고 공장 시찰김여정도 수행…박봉주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굳게 뭉쳐 나가자"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조선중앙방송은 2일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방송은 "주체비료생산기지로 훌륭히 일떠선 순천인비료공장이 준공식이 전 세계 근로자들의 국제적 명절인 5월 1일에 성대히 진행됐다"며 "조선노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신 우리 당과 국가 무력의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식에 참석하시었다"고 전했다.방송은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식장에 나오셨고, 몸소 준공테이프를 끊으셨다"고도 했다.김 위원장은 완공된 공장을 돌아보며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크나큰 노고를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현대적인 인비료공장이 일떠섰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고 말했다.이어 "이제는 우리 농업 근로자들이 마음 놓고 당이 제시한 알곡 고지를 점령하는 데 전심할 수 있게 되었다"며 "순천인비료공장은 당 정책 절대신봉자들이 군민일치의 단결된 힘으로 창조한 자랑스러운 결실"이라고 공사 참여자들을 치하했다.방송은 "전체 참가자들은 탁월한 영도로 주체적인 비료공업 발전에서 새로운 전변을 안아오시고 자립경제 강화를 위한 혁명적 대진군을 승리에로 이끌어주시는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 최대의 영광을 드리며 폭풍 같은 만세의 환호를 터쳐 올렸다"고 현장 분위기를 묘사했다.분위기가 달아오르자 김 위원장은 "열광의 환호를 울리는 건설자들과 군중에게 따뜻이 손 저어 답례를 보내셨다"고도 전했다.이번 준공식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재룡 내각 총리, 박봉주·김덕훈·박태성 당 부위원장, 조용원 당 제1부부장 등이 참석했다고 방송은 전했다.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은 준공사에서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굳게 뭉쳐 사회주의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하여 필승의 신심 드높이 힘차게 나가자"고 격려했다.김 위원장이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 평양의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처음이다.순천인비료공장은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7일(보도일 기준) 올해 들어 첫 현지지도 장소로 찾았던 곳이다.김 위원장은 당시 새해 첫 일정으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뒤 닷새 만에 순천인비료공장을 방문하며 경제 부문에서 장기화하는 제재를 자력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이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노동당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등 북한의 핵심실세 3인방이 이 공장을 잇달아 방문해 북한의 역점 사업임을 보여줬다./연합뉴스
B-1B 전략폭격기 6대, 미 본토서 남중국해 등에 잇단 출격미국의 RC-135W(리벳 조인트) 정찰기가 또 남한 상공에 출동했다.1일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국 공군 정찰기 RC-135W가 이날 경기 광주, 수도원, 인천 상공을 비행했다.미 공군의 주력 통신감청 정찰기인 RC-135W는 미사일 발사 전 지상 원격 계측 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하고, 탄두 궤적 등을 분석하는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미군이 RC-135W를 출격시킨 것은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둘러싸고 북한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지난달 하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보도를 전후로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RC-135W를 비롯해 미 공군 정찰기 E-8C와 컴뱃 센트(RC-135U), 주한미군 가드레일(RC-12X), 미 해군 해상초계기(P-3C) 등이 잇따라 한반도 상공에 출격하고 있다.한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 4대가 이날 2대씩 편대를 이뤄 미국 텍사스 다이스 공군기지를 출발해 일본 오키나와 인근 동중국해를 거쳐 괌으로 비행했다.지난달 30일에도 B-1B 2대가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엘즈워스 공군기지에서 남중국해 상공으로 32시간 왕복 비행했다고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밝혔다.이틀 간격으로 6대의 B-1B가 출동한 것이다.미 공군은 지난달 23일에도 B-1B 1대를 주일미군 기지 인근으로 보내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2 전투기 2대와 연합훈련을 했다.미군은 이번 작전 비행은 폭격기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하는 '폭격기의 존재' 전략에 따른 미국 공군의 역동적인 전력 전개(Dynamic Force Employment) 개념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폭격기의 존재' 전략은 폭격기 임무 부대(Bomber Task Force:BTF)가 수행한다.미국은 괌에 배치했던 B-52H 5대를 미국 본토로 철수한 뒤 아태지역으로 폭격기의 '역동적인 전력 전개'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북한과 중국 등 아태지역에 대한 억지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미 공군의 '역동적인 전력 전개' 개념은 2018년 제시된 미국 국방전략에 따른 것으로 상대방에게 최대한 들키지 않고 신속하게 원하는 곳으로 전력을 보낸다는 의미다.미국은 이 전략에 따라 항공모함도 7개월 배치 주기를 깨고 3개월씩 불규칙하게 운용하기도 한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20일째 멈춰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북한 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다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아 신중 모드를 유지하는 건지, 특유의 과장 발언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얼굴)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김정은의 생사 여부에 대한 질문에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안다”며 “지금 당장은 김정은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저 모든 것이 괜찮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도 “(김정은 상황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그것에 대해 지금 이야기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을 제기하는 추측과 보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미 정보당국이 북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걸 강조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른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장화법이란 평가도 있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2주 이상 공개활동을 하지 않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통상적인 일도 아니다”며 “(북한 상황을) 면밀하게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또 “우리는 어떤 사태가 일어나든 대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정은은 지난달 11일 평양에서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뒤 1일까지 20일째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도 이날 김정은과 관련해 일상적인 수준의 동정 소식만 보도했다. 국내에선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자가 김정은의 사망설을 강하게 제기했다. 지 당선자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근거로 내세우며 “김정은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99%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주말 김정은이 심혈관계 수술을 받다가 쇼크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지 당선자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는다”며 김정은 신변에 이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미 의회조사국(CSR)은 지난달 29일 미·북 관계를 업데이트한 보고서에서 김정은 유고 시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CSR은 “김정은은 열 살 미만인 세 아이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명백한 후계자는 없다”며 “외교 부문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해온 김여정이 김정은을 이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