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당장 회복은 어려워"…"제조업으로 전이될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서비스업 고용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 직격탄을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접촉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교육서비스업 취업자가 임시·일용직 위주로 큰 폭 감소해서다.

임시·일용직 취업자 감소폭은 1989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다.

휴업·휴직이 늘어나면서 3월 일시휴직자는 1982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인 160만7천명으로 폭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타격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정부는 내주초 고용안정 정책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 서비스업 취업자 환란후 최대↓·임시일용직 역대 최대 ↓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은 서비스업에 집중됐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9만4천명 줄어 외환위기 후폭풍이 한창이었던 1998년 9월(-30만8천명) 이후 21년 6개월 만에 최대폭 급감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취업자가 숙박음식점업(-10만9천명)과 도소매업(-16만8천명)에서 크게 줄고, 개학 연기와 학원 휴업 등으로 교육서비스업(-10만명)에서도 급감한 영향이다.

충격은 특히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과 여성, 청년에 집중됐다.

지난달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59만3천명 감소해 1989년 1월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폭 줄어들었다.

감소폭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9월(-59만2천명) 수준을 넘어섰다.

15∼64세 여성 고용률은 1.0%포인트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1.2%포인트) 이후 최대폭 하락했고, 여성 취업자수는 11만5천명 줄어 10년 2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청년 고용률은 41%로 1.9%포인트 하락해 22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자영업자도 타격이 심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9만5천명 급감했다.

3월 일시휴직자는 160만7천명으로 1년 전보다 126만명 폭증해 1982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로 늘었다.

통상 일시휴직자는 휴직 사유가 해소될 경우 일반적인 취업자로 복귀하지만, 향후 고용상황이 더욱 악화할 경우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통계청 관계자는 "정부가 재정일자리 사업을 연기한 게 일시휴직자 중 절반 이하 가량을 차지할 것"이라며 "숙박음식업과 교육서비스업에도 일시휴직자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전문가 "고용시장, 당장 회복은 어려워…제조업 전이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취업자 수 급감에 우려를 표하며 고용시장이 당장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엄상민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동이 제한되니 결국 고용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을 바탕으로 성장률 낙폭을 3∼4% 정도로 상정해서 계산했을 때도 이번에 발표된 취업자 수 감소폭이 (계산 결과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김종욱 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고용시장이) 바로 회복할 것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적어도 1분기는 충격이 이어질 것"이라며 "과거에도 쇼크가 3∼4월에 오면 고용 충격은 5∼6월까지 갔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서비스업이 타격을 입었지만 제조업으로 충격이 전이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데 수출·투자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제조업이나 다른 분야로 (고용 충격이) 전이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고용 유지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생산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일시휴직자가 실업자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금융지원, 실업자 고통을 줄이는 실업급여 지원 등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고용계약 관계가 끊어지기 전에 계속 유지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신속한 선별 지원이 필요한데 대출 성격으로 금융지원을 한 뒤 사후 검증을 통해 필요한 곳은 지원으로, 나머지는 대출로 돌려받도록 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