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선거구서 통합당 당선…나머지 한 곳은 무소속 홍준표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 '대권 가도'에 차질
대구 8년 만에 또다시 '보수 텃밭' 확인
제21대 총선에서 대구 시민들은 8년 만에 또다시 보수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대구가 '보수 텃밭'임을 재확인했다.

16일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대구 12개 지역구 가운데 11곳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당선했다.

통합당이 패배한 단 한 곳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무소속 출마한 수성을 지역이어서 사실상 통합당이 대구를 싹쓸이한 것이나 다름없다.

미래통합당이 대구 전 지역을 석권한 것은 새누리당 시절인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 이어 8년 만이다.

앞서 2000년 16대, 2004년 17대에서도 각각 11개, 12개 전 선거구를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휩쓸었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1석, 무소속 3석을 허락해 뿌리 깊은 지역주의 정치에 변화의 싹이 트는 듯했지만, 또다시 대구시민들이 마음의 문을 닫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권 도전을 잇달아 선언한 여야 4선 의원 간의 자존심을 건 승부가 펼쳐진 수성갑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패하면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의원이 최다선 의원으로 'TK 맹주'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대구 8년 만에 또다시 '보수 텃밭' 확인
김 후보는 "총선을 넘어 대구를 부흥시키고, 지역주의 정치와 진영정치를 청산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확실히 개혁하는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지만 유권자는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주 후보 손을 들어줬다.

대구 8년 만에 또다시 '보수 텃밭' 확인
수성을 선거 결과도 큰 관심을 끌었다.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통합당 이인선 후보가 무소속 홍준표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홍 후보가 근소한 표 차로 앞서면서 득표율이 오르락내리락하다가 결국 홍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대구 8년 만에 또다시 '보수 텃밭' 확인
대구의 이 같은 표심은 조국 사태 등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게 반영됐지만, 무엇보다 선거를 불과 2개월 앞두고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부의 초기방역 실패 논란과 '대구 봉쇄' 논란 등에 대한 불만이 고스란히 보수표 응집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대구의 높은 투표율도 관심거리다.

지난 10∼11일 치러진 사전 투표에서 대구는 23.5%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15일 투표 마감 결과 대구는 전국 평균 66.2%보다 높은 67.0%로 전국 7대 광역(특별)시 가운데 4번째를 기록했다.

김부겸 후보가 5선에 도전한 수성갑 투표율은 74.8%로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김 후보가 당선한 지난번 총선 당시의 투표율(68.5%)보다도 훨씬 높았다.

지난 총선에서 높은 투표율이 김 후보 당선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정반대 역할을 한 셈이다.

이 밖에도 미래통합당 공천 배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한 정태옥(북구갑), 곽대훈(달서갑) 등 현역 의원들의 성적표도 관심을 끌었지만 모두 정치 신인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