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원·달러 환율이 40원 오른 달러당 1285원70전에 마감해 1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마감 후 국민은행 딜링룸 직원이 힘든 표정을 짓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19일 원·달러 환율이 40원 오른 달러당 1285원70전에 마감해 1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마감 후 국민은행 딜링룸 직원이 힘든 표정을 짓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되면서 한국 금융시장이 공황(패닉)에 빠졌다. 원·달러 환율은 40원 오르며(원화 가치 하락)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도 8% 넘게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0원 오른 달러당 1285원70전으로 마감했다. 2009년 7월 14일(1293원) 후 최고치다. 최근 6거래일간 92원70전(7.8%) 올랐다. 환율 폭등은 3151억달러(작년 말 기준)의 외화부채를 갖고 있는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이날 외환당국이 “환율 쏠림이 과도하다”고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놨지만 급등세를 꺾지는 못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시장이 공포에 휩싸이면서 세계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등 자산을 팔고 ‘달러 쟁탈전’에 나선 결과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금융시장이 ‘시계 제로’ 상황이라 원·달러 환율 고점을 전망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달러 확보戰' 불붙어…주가·원화 '대폭락'
달러 확보에 나선 외국인 투자자의 행보는 한국 증시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33.56포인트(8.39%) 내린 1457.64에 마감했다. 2009년 7월 17일(1440.10) 후 최저 수준이다.

외국인이 621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은 최근 11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5718억원어치 넘게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7조467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56.79포인트(11.71%) 폭락한 428.35로 장을 마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