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70대 노인 엉뚱한 곳 하차 밤새 헤매다 경찰·주민 공조로 무사 귀가

충북 괴산에서 지난달 말 70대 치매 노인이 길을 잃고 헤매다 집을 나선 지 30시간 만에 환경미화원들에 의해 발견돼 구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환경미화원들, 버스 잘못 내려 실종된 치매노인 30시간만에 구조
12일 괴산 청천파출소에 따르면 장연면 한 마을에 거주하는 A(75) 씨는 지난달 23일 이른 아침 평소 자주 다니던 괴산읍 복지관을 가겠다며 집을 나갔다.

A 씨의 가족은 이날 오후 10시가 넘도록 그가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괴산경찰서는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 등을 통해 A 씨가 집에서 괴산읍까지 나온 것을 확인, 추적했으나 행방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이튿날 오전 7시께 시내버스 기사들을 상대로 탐문한 결과 A 씨가 전날 밤늦게 괴산읍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 집이 있는 장연면이 아닌 청천면에서 내린 사실을 확인했다.

연락을 받은 청천파출소는 4개 마을 방송을 통해 A 씨를 찾는 데 협조해달라고 주민들에게 요청했다.

방송을 들은 한 마을 자율방범대원 한 명이 23일 밤 A 씨로 보이는 노인이 사담리 방면으로 걸어가는 것을 봤다고 경찰에 알렸다.

이에 청천파출소 직원들이 순찰차로 사담리로 달려가 수색을 벌였지만 그를 찾지는 못했다.

결국 A 씨를 찾아낸 사람들은 청천면사무소 환경미화원인 이도형(54)·이준영(46) 씨였다.

마을 방송 내용을 귀담아들었던 두 사람은 지난달 24일 오전 11시께 쓰레기 수거를 위해 청천면사무소에서 4㎞ 떨어진 후영리로 가다가 다리를 절며 걸어가는 A 씨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후영리는 청천면사무소에서 사담리로 가다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는 곳에 있어 경찰이 앞서 수색에서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길옆 나무 아래서 잠을 자다 깨면 걸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옷을 든든하게 입었던 터라 발견 당시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경찰과 청천면 주민들의 공조 덕분에 A 씨는 집을 나선 지 30시간 만에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괴산경찰서는 12일 A 씨를 찾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이도형, 이준영 씨에게 감사장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