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해운회사인 흥아해운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주력이던 컨테이너선 사업부를 매각한 뒤 남아 있던 탱커선 사업도 경기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악화된 탓이다.

흥아해운은 산업은행을 주채권 은행으로 하는 채권금융기관 워크아웃 신청을 결의했다고 10일 공시했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구체적인 진행 사항은 확정 시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흥아해운은 선복량 기준 현대상선 고려해운 SM상선 장금상선에 이은 국내 5위 해운사다. 1961년 창업한 뒤 1976년 국내 해운사 중 1호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동남아시아 항로 시장 선복 과잉 공급으로 컨테이너선 시황이 악화하면서 2016년 이후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7년 영업손실(130억원)을 기록한 이후 작년 손실 규모는 376억원으로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3000%까지 치솟았다.

흥아해운은 주력인 컨테이너 사업을 작년 12월 장금상선에 매각하는 등 위기 극복에 사활을 걸었다. 이후 경영권 매각, 유상증자, 선박 처분 등을 추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벌크 화물 운임지수(BDI)가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탱커선 시황이 더욱 나빠지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에 이어 국내 해운업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해운사가 또다시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