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원유시설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동의 원유시설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석유 감산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에 국내 석유 관련 파생상품인 원유ETF(상장지수펀드)가 줄줄이 30% 하한가(가격제한폭)를 기록 중이다. 반면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9일 오전 11시34분 현재 KODEX WTI원유선물(H)은 전 거래일보다 29.97% 급락한 1만101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ETF는 작년 말 2만1000원대에서 거래됐었다. 두 달여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KODEX WTI원유선물(H)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 중인 원자재선물 가운데 WTI 원유선물(NYMEX Light CrudeSweet Oil Futures) 가격을 기초로 하는 원유선물지수(S&P GSCI CrudeOil Index Excess Return)를 기초지수로 삼아 1좌당 순자산가치의 변동률을 기초지수 변동률과 유사하게 추종하는 파생상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TIGER 원유선물Enhanced(H) 역시 29.98% 하락한 22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상품도 WTI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유선물지수의 원화환산전 수익률을 뒤따르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유가가 급락하면 주가가 오르도록 설계된 인버스ETF들은 '줄상한가'를 치고 있다.

TIGER 원유선물인버스(H)의 경우 29.96% 급등한 1만4445원을 기록 중이고,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도 30% 상한가로 직행해 2만375원에 거래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32.05달러로 전일대비 30% 급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0달러로 전날보다 27% 떨어졌다. 이는 2016년 2월22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은 지난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원유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감산을 논의했지만, 러시아가 "감산할 이유가 없다"고 반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후 8일 사우디가 4월 원유 수출가격을 대폭 하락시켜 국제유가 시장은 '시계 제로' 상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