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초청 '백조의 호수' 공연/사진제공=대구오페라하우스
국립발레단 초청 '백조의 호수' 공연/사진제공=대구오페라하우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자가격리에 들어간 국립발레단 일부 단원의 일탈이 이어지며 발레단 전체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5일 국립발레단에 따르면 발레단은 지난달 14~15일 대구 오페라하우스 대구에서 공연 후 단원들의 2주간 자가격리를 결정했다.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자 행한 예방 차원 조치였다. 강수진 예술감독을 비롯한 임직원 130명이 자택에 머물며 매일 발열, 인후통 여부 등을 체크했다. 단원 가운데 코로나 19 증상을 보인 단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발레단 내부에서 터져 나왔다. 자가격리 기간에 단원인 발레리노 나대한이 일본 여행을 다녀온 게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사진을 통해 밝혀진 것. 논란이 일자 나대한은 사진을 삭제했다.

강 감독은 지난 2일 사과문을 내고 "국립발레단 소속 단원이 자체 자가격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일본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확인했다"며 "내부 절차를 거쳐 해당 단원에 대한 징계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하고, 앞으로는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국립발레단 단원 관리에 더욱 세심하게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 감독의 사과가 무색하게 이번엔 단원들의 학원 특강 논란이 빚어졌다. 윤단우 무용 칼럼니스트는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국립발레단 단원들은 '자가격리'가 무슨 뜻인지 모르는가?"라는 글을 올려 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재우·박예은과 솔리스트 김희현이 격리기간 중에 특강을 했다고 꼬집었다.

단원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기 전 한 발레 학원에서 지난달 22일, 26일, 29일과 이달 1일 특강이 잡혀 있었다. 이후 발레단이 자가격리를 결정하며 특강을 취소한 가운데 지난달 29일 강의는 예정대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강의는 근무일 기준으로 자가격리 기간(24~28일)은 아니지만 코로나 19 잠복기가 14일이란 점을 고려하면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의를 취소하고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게 옳은 판단이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희현 솔리스트는 "특강 중 취소할 수 있는 강의는 모두 취소했다. 다만 수강신청을 오랫동안 받았던 몇몇 강의는 마스크를 끼고 진행했기에 문제가 될 거라 생각하지 못한 부분은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자가격리 기간에 휴가를 다녀온 나대한 단원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를, 사설 특강 의혹에 관해서는 규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