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진단기업들이 더 빠르고 정확한 진단키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긴급사용승인을 기다리는 업체만 30여 곳에 이른다. 코로나19가 세계로 퍼지고 있어서 수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20분 만에 결과 확인질병관리본부가 가장 먼저 긴급사용승인을 내준 업체는 코젠바이오텍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키트는 RT-PCR로 코로나19를 진단한다. 기존 검사법(판코로나바이러스검사법)은 환자의 검체에서 찾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이미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 염기서열과 일일이 대조해 변종 여부를 확인한다. 절차가 복잡하고 검사시간이 24시간 이상 걸린다.RT-PCR은 코로나19에서만 나타나는 특정 유전자를 증폭시켜 더 효율적으로 진단한다. 소요 시간은 6시간 이내다. 지금까지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씨젠, 솔젠트, SD바이오센서 등의 제품도 증폭하는 유전자 종류는 일부 다르지만 동일한 원리로 작동한다.RT-PCR을 더 개선한 곳도 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검체에서 유전자를 추출·증폭하는 방식을 효율화하고 장비를 소형화했다. 기존 장비의 무게가 30㎏이 넘는 데 비해 이 회사 제품은 4㎏ 정도로 가벼워 응급현장에 설치해놓고 사용할 수 있다. 기존 RT-PCR은 현장에서 얻은 검체를 검사기관에 보내 진단한다. 그만큼 검사 결과가 늦을 수밖에 없다. 김성우 미코바이오메드 대표는 “공항, 항만, 선별진료소 등 현장에서 바로 진단하면 1시간 안에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아람바이오시스템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증폭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존 제품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회사 관계자는 “범용 장비를 사용해 검사해도 50분 안에 결과를 알 수 있다”며 “전용 장비를 쓰면 21분 안에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수출 움직임 활발항체와 항원이 결합하는 원리를 이용한 면역진단키트도 개발됐다. 면역진단은 분자진단에 비해 정확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결과를 빨리 확인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피씨엘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10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간편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감염자의 검체를 키트에 떨어뜨리면 검체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 항원과 키트의 항체가 결합하면서 감염 여부를 표시한다. 임신 진단키트와 같은 원리다. 바디텍메드도 면역진단키트를 개발 중이다. 당초 질본은 분자진단키트만 긴급사용승인 대상으로 공고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면역진단키트도 긴급사용승인 적용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업체들은 수출도 추진 중이다. 씨젠은 독일, 이탈리아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씨젠 관계자는 “캐나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베트남 등 각지에 제품 평가를 위한 샘플을 보냈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유럽 CE인증을 받은 솔젠트는 중동, 유럽, 동남아시아 등 20여 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RT-PCR 진단키트 수출허가를 받은 피씨엘도 수출 계약을 협의 중이다.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정부가 공적 마스크 판매처를 약국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약업계가 반기는 분위기다.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할 수 있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을 통해 마스크를 판매해 사재기를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약사 한 명이 운영하는 소규모 약국은 업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약국에서 환자의 의약품 처방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DUR 시스템과 건강보험전산체계를 보완하고 있다. 마스크를 판매할 때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구매 수량을 입력해 실시간으로 마스크 수급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한 명당 공적 마스크를 2~3장까지만 살 수 있도록 제한할 예정이다. 중복 구매와 사재기를 원천 차단해 마스크가 여러 사람에게 공평하게 배분되도록 하기 위해서다.정부는 그동안 공영홈쇼핑, 농협하나로마트, 우체국 등에서만 공적 마스크를 공급했다. 이 때문에 약사들은 의약외품인 보건용 마스크의 주요 판매처인 약국이 제외된 것에 불만을 제기해왔다. 대한약사회가 지난 3일 전국 2만3000여 곳의 약국에 공적 물량으로 확보한 보건용 마스크를 공급했지만 약국당 공급되는 물량이 턱없이 모자라 10분 만에 매진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약사들은 약국을 공적 마스크 전담 공급처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약사들에게 마스크 판매 업무까지 가중되면 일반 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마스크 구매자가 몰리면서 약 조제나 복약 상담 등의 시간을 빼앗길 수 있어서다. 마스크 수급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구매 수량을 제한해도 약국 앞에 줄서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상황”이라며 “약국에는 처방받은 약을 지으러 오는 환자가 많은데 사람들이 몰려들어 혼선이 빚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청이나 동 주민센터에서 가족 수당 마스크를 배분하라고 제안하지만 하루 마스크 생산량이 부족해 불가능한 상황이다.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GC녹십자는 수두백신 ‘배리셀라주’의 판매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았다고 4일 밝혔다.배리셀라주는 기존 수두백신처럼 바이러스 약독화 과정을 거친 생백신으로, 품질과 생산성이 향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생후 12개월 이상, 만 12세 이하 소아를 대상으로 태국과 국내에서 진행된 다국가 임상 3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약 23억달러 규모로 전망되는 글로벌 수두백신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라며 “국제기구 등에도 납품하겠다”고 말했다.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