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2017년부터 서울 마곡 R&D 산업단지 내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은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2017년부터 서울 마곡 R&D 산업단지 내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미래 성장동력이 될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롯데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빅데이터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디지털 전환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기 위해 롯데지주에 전담 조직인 DT(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전략사무국을 신설했다. 인도 첸나이 지역에 있는 마드라스인도공과대(IITM) 리서치파크에 롯데인도 연구개발(R&D)센터도 작년 9월 문을 열었다. 이곳은 롯데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 사업의 글로벌 거점이 될 전망이다.

가상현실(VR), 생체인식 등을 활용한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2017년 선보인 스마트 편의점이 대표적 사례다. 롯데 세븐일레븐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점을 열었다. 이 편의점 계산대에는 직원이 없다. 컨베이어벨트 위에 물건을 올려놓으면 인공지능 결제로봇 ‘브니’가 계산해준다. 정맥 인식 기술을 활용한 결제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담배, 주류를 판매할 때 미성년자를 쉽게 가려낼 수도 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해 최신 기술을 보유한 연구소도 운영 중이다. 1983년 문을 연 롯데중앙연구소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다양한 기초 연구와 신제품 개발을 진행하는 곳으로, 롯데 식품계열사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2017년에는 베트남 호찌민에도 연구소를 설립했다. 인도,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지에는 기술지원을 위한 연구원을 지속적으로 파견하고 있다.

롯데는 롯데중앙연구소를 글로벌 식품 전진기지로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2017년부터 서울 마곡 R&D 산업단지 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최신식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2년에 걸쳐 총 2247억원을 투자해 완공된 연구소는 지하 3층~지상 8층 건물에 연면적 8만2929㎡(약 2만5086평)로, 롯데 식품 연구개발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은 이곳에서 연구하고 있는 대표 분야다. 김치 등 한국인이 전통적으로 섭취해온 식품에서 분리한 식물성 유산균을 주로 개발해왔다. 2013년 이후로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450여 개의 김치로부터 5000종이 넘는 유산균을 개발했다. 이 가운데 2종의 유산균을 이용해 ‘LB-9’이라는 새로운 유산균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다.

롯데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스타트업 지원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2016년부터 창업지원을 위한 법인인 ‘롯데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고 스타트업 모집, 인프라 제공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우수 스타트업 200개를 배출해낸다는 계획이다.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정해 6개월간 창업지원금을 비롯해 사무공간, 전문가 자문, 계열사와의 제휴 주선 등을 지원하는 ‘엘캠프(L-Camp)’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엘캠프에 선발된 기업에 약 6개월 동안 창업지원금을 최소 2000만원부터 최대 5000만원까지 지급한다. 사무 공간과 전문가 자문도 제공한다. 지금까지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지원한 스타트업은 100개가 넘는다.

롯데는 또 온라인 사업을 미래 유통업의 먹거리로 보고,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8년 롯데e커머스(전자상거래)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오는 3월 말 유통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도 내놓을 계획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