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IP로 '성공공식' 발굴…빅히트, 야심찬 외연확장 구상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5일 플랫폼과 지식재산권(IP)을 토대로 음악산업계에서 외연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야심 찬 구상을 밝혔다.

방시혁 빅히트 대표는 이날 공개된 2020년 상반기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 영상에서 "빅히트의 모델과 방법론이 업계 표준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키워드로 빅히트의 '위닝 포뮬러'(성공 공식)를 제시했다.

실제로 빅히트는 이번 행사에서 '사업 성공 사례연구(case study) 발표'를 통해 자신들의 '성공모델'을 설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슈퍼스타 방탄소년단의 성공과 이를 토대로 한 사업모델이 일회적 사례에 그치지 않고 '공식'으로 발굴·정립돼 음악산업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업계 혁신을 이끌겠다는 목표다.

확장 디딤돌로 빅히트가 조명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아미'라는 거대 팬덤의 인프라 격인 플랫폼과, 방탄소년단이라는 가공할 경쟁력을 지닌 IP의 힘이다.

윤석준 빅히트 공동대표는 "음악과 아티스트라는 원천 IP를 기반으로, 이를 산업적으로 지탱하는 빅히트의 3가지 사업 부문인 공연·IP·플랫폼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융합 서비스를 제공할 때 고객경험 혁신과 이에 따른 가치사슬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IP로 '성공공식' 발굴…빅히트, 야심찬 외연확장 구상
빅히트는 지난해 6월 자회사 비엔엑스를 통해 글로벌 팬 커뮤니티 위버스와 팬 커머스 플랫폼 위플리를 선보였다.

이후 205개국에서 약 500만명이 가입했고 하루 방문객은 140만명(올해 1월 기준)에 이른다.

공연장 이벤트존 대기 시간을 줄이고, MD를 구매하는 등의 팬 경험이 플랫폼을 통해 일어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는 게 빅히트 설명이다.

빅히트는 해외투어 도시에서 공연은 물론 가수를 테마로 한 숙박, 전시, 식음료 등 여행경험까지 할 수 있는 '투어 빌리지' 사업을 펴겠다며 "이 모든 것은 우리의 플랫폼으로 예약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위버스에 타 기획사인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 세븐틴이 입점하기로 한 것은 빅히트가 내세운 비즈니스 모델 협업의 대표적 사례다.

빅히트와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인수합병설이 불거진 바 있다.

비엔엑스 서우석 대표는 "해외 아티스트가 위버스 입점을 문의하기도 했다"고도 전했다.

또 하나의 무기는 음악과 아티스트로부터 파생된 IP다.

방시혁 대표는 이날 "비즈니스 확장의 영역에도 한계를 두지 않을 생각"이라며 방탄소년단 대신 방탄소년단 캐릭터가 등장하는 '마이크 드롭' 뮤직비디오 티저 및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과 애니메이션, 방탄소년단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와 소설 등 스토리텔링 콘텐츠, 한국어 교육 영상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예고했다.

빅히트 아이피(Big Hit IP)의 하세정 사업대표는 "자체 상품 제작은 물론 더 다양한 국내 톱 클래스 기업들과 협업을 모색하고 실행할 것"이라며 "새로운 음악 IP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플랫폼·IP로 '성공공식' 발굴…빅히트, 야심찬 외연확장 구상
빅히트의 이런 구상은 아티스트를 넘어서 '사업모델'이 가진 경쟁력으로 회사의 성장을 지속해서 담보하겠다는 취지로, 발상의 전환 성격이 있다.

방시혁 대표는 "현재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향후 상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아울러 빅히트에는 회사의 '대들보' 방탄소년단 입대라는 문제도 남아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대체로 기획사는 가수가 쉬면 회사 매출도 쉬는 구조인데, 빅히트는 IP, 플랫폼을 이용한 사업을 통해 계속 매출을 일으키는 구조가 되는 것"이라며 "콘텐츠 기업을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나가겠다는 선언인데, 얼마나 실속이 따라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빅히트의 IP·플랫폼 사업 성과는 방탄소년단의 막대한 스타성에 기인한 면도 있다.

이 때문에 '멀티 레이블' 체제와 줄줄이 준비된 신인 라인업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낼지도 지켜볼 지점이다.

최근 걸그룹 여자친구가 쏘스뮤직과 빅히트의 협업을 통해 컴백했으나 반응을 좀 더 지켜봐야 하고, 신예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도 아직 성장을 필요로 한다.

연내 데뷔를 목표로 하는 '빌리프 프로젝트' 보이그룹은 빅히트와 CJ ENM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지만, CJ ENM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커졌다는 점은 리스크다.

최윤혁 빌리프 부대표는 "비엔엑스가 빌리프 프로젝트 공식사이트를 만들고 전 세계 팬, 시청자들은 비엔엑스가 제공하는 위버스 인증을 거쳐 데뷔 평가에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오디션 포맷과 방식·내용이 명확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빅히트 측도 "시청자와 팬의 평가만으로 연습생의 데뷔 당락이 결정되는 형태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