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뒷돈 수수' 조현범 "돈 받았지만 부정 청탁 아냐"
하청업체로부터 수억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된 조현범(48) 한국타이어 대표가 금품이 오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부정한 청탁이 있었던 건 아니라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조 대표 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5일 열린 배임수재 등 혐의 사건 두 번째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전반적으로 인정했다.

지난달 열린 첫 공판에서는 "기록 검토를 하지 못했다"며 의견을 밝히지 않은 바 있다.

조 대표의 변호인은 이날 "(하청업체 대표) 이모 씨로부터 6억1천500여만원을 받은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배임수재 중 부정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다투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 역시 "변호인의 입장과 동일하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조 대표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된 하청업체 대표 이모 씨 측도 "조 대표의 지정계좌에 일정 금액을 송금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돈을 송금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송금은 개인적 선의였고 부정한 청탁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매달 수백만 원씩 모두 6억여원을 챙기고 이와 별개로 계열사 자금 2억여원을 정기적으로 빼돌린 혐의(배임수재·업무상횡령 등)를 받는다.

검찰은 조 대표가 뒷돈을 수수하고 회삿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를 함께 적용해 기소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조 대표의 차명계좌로 흘러 들어간 8억원 상당의 돈이 대부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래 전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인 조 대표는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했고, 2018년 한국타이어 대표에 선임됐다.

지주회사 격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맡고 있다.

2001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45) 씨와 결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