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스토리 (35) 프로엔자 스쿨러


뉴욕 감성 담은 디자이너 브랜드

브랜드명은 두 디자이너의 어머니 두 명이 각각 결혼 전에 쓰던 성에서 따와 조합했다. 이름부터 독특한 이 브랜드는 처음 제작한 여성복 전량을 바니스 뉴욕 백화점이 사갈 정도로 눈에 띄었다. 꾸안꾸 스타일의 의류는 다양한 소재를 믹스매치한 게 특징이었다. 남다른 옷을 찾는 뉴욕 여성들로부터 사랑받은 이유다. 자신감 넘치는 뉴요커들의 세련된 스타일과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로엔자 스쿨러의 옷들은 재단부터 달랐다. 여성 몸에 잘 맞도록 원단을 재단하는 디자이너의 실력이 이 브랜드의 강점이었다. 정교한 슈트 핏인데도, 착용감은 편안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브랜드에서는 잘 쓰지 않던 신소재를 적용한 캐주얼한 옷까지 히트를 쳤다. 케이트 보즈워스, 클로에 세비니, 케이트 블란쳇, 커스틴 던스트 등 패션업계에 영향력이 큰 셀럽들이 즐겨 입는 옷이 됐다.
옷으로 시작한 프로엔자 스쿨러의 인기는 가방으로 이어졌다. 2008년 첫 핸드백 ‘PS1’을 출시했다. 직사각형의 가죽 핸드백 PS1은 덮개가 있는 사첼백 스타일이다. ‘웨어러블(편안한) 럭셔리’를 지향하는 브랜드의 방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로고가 보이지 않게 디자인됐고, 부드러운 가죽을 사용해 쓰면 쓸수록 자연스럽게 처진다. 다른 브랜드와 다른 점이다.
안에는 넉넉하게 수납할 수 있게 했고 앞면에는 금속 잠금 장치로 포인트를 줬다. 긴 숄더 스트랩을 달아 자연스럽게 툭 걸쳐 멜 수 있게 했다. 어떤 옷에도 잘 어울리는 심플한 디자인, 파우치부터 타이니·미디엄·라지 등 다양한 사이즈, 다채롭게 나온 색상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코타 패닝, 리브 타일러, 리즈 위더스푼 등 유명 여배우들이 자주 들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성복 이어 가방도 인기

로 가장 권위 있는 패션 액세서리 분야 시상식 ‘ACE 어워즈’에서 올해의 디자이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프로엔자 스쿨러는 2012년 이탈리아 최대 규모의 제조업체인 IRIS S.p.A와 라이선스를 맺었다. 처음으로 신발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그해 9월 뉴욕의 어퍼 이스트에 첫 번째 매장을 열었는데,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아자예가 2층짜리 부티크를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디자인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013년에는 뉴욕 소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국내엔 2013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1호점을 냈고 2015년에는 대만에도 처음 진출했다. 이 브랜드는 2017년 데일리 의류 컬렉션 PSWL을 출시했고, 지난해엔 로레알과 협업해 첫 번째 향수 ‘아리조나’를 선보였다. 랑콤과 함께 한정판 메이크업 컬렉션을 출시하는 등 과감하게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올봄에는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여성상을 제품에 반영했다. 대비되는 소재를 사용하고 옷의 비율을 다르게 재단하는 등 혁신적인 시도를 한 것이다. 가죽 소재를 니트와 매치하고, 자수 장식을 광택이 나는 가죽 위에 수놓는 등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어깨나 칼라를 강조한 옷도 실제로 입으면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도록 제작했다. 독특한 사각형의 버클백도 선보였다.
PS1 10주년 한정판 출시

PS1 10주년 기념 한정판 제품 3종은 400개씩만 판매한다. 가방마다 고유 번호가 새겨져 있다. 세 종류마다 미디엄·타이니·마이크로 등 세 가지 사이즈로 나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