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대책’의 영향으로 서울 강남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구 일대 아파트.  /한경 DB
‘12·16 대책’의 영향으로 서울 강남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구 일대 아파트. /한경 DB
강남을 타깃으로 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의 집값이 결국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집값은 상승폭을 다시금 줄였고, 강남3구의 집값은 일제히 떨어졌다. 이로써 강남 3구는 작년 6월부터 약 8개월간 이어졌던 집값 상승랠리를 마치게 됐다.

23일 한국감정원이 1월3주(1월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0.09% 상승했고 전세가격은 0.11% 상승했다. 서울은 0.03% 상승해 전주(0.04%)보다 상승폭을 더 줄였다. 서울에서 상승폭 낮았던 외곽과 상대적으로 저가였던 일부 단지에서 상승했다. 반면 강남 3구는 기존 인기단지를 재건축까지 급매물이 증가하며 모두 하락 전환됐다.

강남 3구는 지난해 6월 2~4주께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주 들어 강남구는 -0.02% 내리면서 33주 만에 하락했고 송파구(-0.01%)와 서초구(-0.01%) 도 각각 32주, 31주 만에 내림세로 전락했다. 재건축 뿐만 아니라 인기 신축 아파트 마저도 급매물이 출현하면서 집값이 떨어졌다.

강남 3구는 대출금지를 골자로 한 정부의 12·16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이후 상승세가 주춤했고, 지난 주에는 송파구가 보합세로 돌아섰다. 그러다가 지난 20일부터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 전세대출을 막아버리는 규제까지 시행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얼어붙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와 정부의 강력한 경고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강남 3구 외에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강동구(0.03%)는 외곽지역(암사·성내동 등) 중소형 위주로 소폭 상승했다. 구로구(0.09%)는 개봉·고척동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 낮고 저평가된 단지 위주로 집값이 올랐다. 양천(0.05%)·동작(0.03%)·강서구(0.02%) 등 대다수 지역 역시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줄였다.
[속보] 강남 3구 집값, 8개월 만에 일제히 '하락'…정부의 강남 때리기에 승복
강북권에서는 마포(0.09%), 종로구(0.06%) 등 양호한 직주 접근을 보이는 지역에서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은평구(0.06%)는 불광·녹번·응암동 신축 및 준신축 위주로, 강북구(0.04%)는 미아동 대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인천에서는 0.02%로 전주(0.09%)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경기도에서는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원 권선구(1.52%)는 교통호재(신분당선 연장 등) 있는 단지 위주로, 수원 영통구(1.02%)는 영통·매탄동 등 구도심 위주로 집값이 1% 넘게 상승했다. 수원 팔달구(0.78%)는 화서역 인근 단지 위주로, 수원 장안구(0.43%)는 송죽·천천동 구축 및 율전동 선호도 높은 단지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용인 수지구(0.65%)와 기흥구(0.50%) 역시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리모델링, 화서 스타필드 입점 등)에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우상향을 나타냈다.

5대광역시는 0.15% 상승하면서 상승폭을 전주(0.011%) 보다 확대했다. 대전과 대구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8개도는 0.01% 하락했지만, 세종(0.34%)은 상승했다.

집값은 이처럼 잠잠한 분위기지만,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은 전세값이 상승폭을 줄였지만 수도권과 지방에서는 전셋값이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서울의 전셋값은 입주물량이 늘면서 상승세가 주춤했다. 이번주에 0.10% 올라 전주(0.11%)보다 상승률을 줄였다. 그러나 교육환경이 양호한 양천구(0.30%)와 역세권 아파트가 몰려있는 마포구(0.21%) 그리고 신축 아파트가 몰려있는 송파구(0.20%)에서는 강세를 보였다.

경기도 전셋값은 0.17% 올라 전주(0.15%)보다 더 올랐다. 용인 기흥구(0.77%)는 신갈동 등 매매가격 상승과 동백·중동 수요 증가(세브란스병원 개원, 3월)에 따라 상승했다. 수원 영통구(0.75%)는 이의·영통·매탄동 위주로, 수원 권선구(0.44%)는 호매실·금곡동 위주로 상승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