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 회장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고 있다', '제 3의 내연녀가 있다' 등의 주장을 한 것과 관련해 최 회장이 법적 대응에 나선 가운데 첫 심문기일에서 반박이 제기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박범석 부장판사)는 최 회장이 강용석 변호사 외 3명을 상대로 낸 허위사실유포금지가처분 소송 첫 심문기일을 22일 진행했다.

최 회장 측은 가세연 측이 제기한 '노 관장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증빙 자료를 공개했다.

최 회장 측은 "생활비 지급 내역 등 (증빙자료는) 다 갖고 있으나 가세연 측에 이것을 내면 어디에 유포하지 않을까 싶다"며 "유포나 방송을 못 하게 막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가세연 측은 "최소한 연도 정도는 보여줘야 반박 서면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연도를 보되 발설하지 않는 것으로 하자"고 요구했다. 이에 최 회장 측은 2016년 1월부터 노 관장에게 매달 생활비 2000만 원을 지급한 내역을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대해 가세연 측은 "2015년 12월께 최 회장이 기자회견을 한 것 같은데 그 이전은 없지 않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최 회장측은 "그때는 (최 회장이) 교도소에 있었다"고 답했다.
강용석 변호사(왼쪽)와 김세의 전 MBC 기자가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가수 김건모를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용석 변호사(왼쪽)와 김세의 전 MBC 기자가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가수 김건모를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이날 "최 회장이 대기업을 이끄는 기업인으로 공인이기는 하나 이혼 소송 중 생활비 지급 여부 등을 유튜브로 드러낼 필요가 있냐"고 질문했다.

가세연 측은 "이혼 소송의 재산분할이나 위자료가 1조를 넘어가는 상황"이라면서 "수년 전부터 이미 국민적 관심사라는 측면에서 소송을 제기하며 스스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어 '가세연이 국민들의 의문점을 풀어주려고 한다는데 설립 목적이 무엇이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가세연 측 대리인은 "사실은 저도 보지는 않았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내달 5일까지 추가서면 등을 제출받은 후 이를 토대로 심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9월 강용석 변호사는 가세연 '슬기로운 감빵생활' 편 방송에서 "이혼 소송 중인 노 관장에게 그동안 생활비와 주택 관리비를 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며 '최 회장에게 제 3의 내연녀가 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후 논란이 확산하자 최 회장 측은 지난해 12월 '해당 내용에 대한 방송을 중단하고 유튜브 등에 이를 게시하거나 유포하지 말라'며 가세연 측을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신청서를 냈다.

가세연 측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우파의 가치와 이념을 정립하기 위한 순수 민간 씽크탱크라는 설립 취지와 달리 최근 무한도전 유재석, 김건모 아내 장지연 등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폭로하다가 '도를 넘어섰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한편 노 관장은 최 회장과 이혼을 거부해왔던 입장을 번복해 지난해 12월 이혼, 위자료 청구, 재산분할 등을 요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노 관장은 서울가정법원에 이혼과 함께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42.3%에 대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은 이와 별도로 위자료 3억 원도 요구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혼외자 존재와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힌 뒤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조정을 신청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