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취업시장이 냉랭한 가운데 취업대란의 모습을 반영하는 신조어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많이 회자됐다.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조사한 신조어다. 남성들이 취업난을 겪으면서 취업대신 장가를 간다는 말로 ‘취가’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극심한 취업난이지만 공채에 합격하고도 출근하지 않는 신입사원으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인로 인해 생겨난 신조어가 ‘고스팅(ghosting)’이다. 합격한 신입사원이 출근하지 않고 연락이 안된다는 상황을 ‘유령(Ghost)’이라는 단어에 ‘ing’를 붙여 만든 신조어다. 학점, 어학점수 등 스펙은 다소 낮더라도 외모가 출중하면 합격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을 지닌 ‘페이스펙’이 유행했다. 즉 페이스(face)+스펙(spec)의 합성어로 외모도 스펙이라는 의미다. 이때문에 취업성형이 성행하기도 씁쓸한 한 해였다. 블라인드 채용시대지만 여전히 신입채용시장에 적정 연령이 있다는 의미의 ‘삼일절’도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였다. 삼일절은 31살까지 취업을 못하면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구직자들 사이에선 회사이름도 줄여서 부르는 것이 유행이 됐다. 삼성전자는 삼전, 대한항공은 댄공, GS칼텍스는 지칼 등으로 부르는 식이다. 현대오일뱅크, 현대글로비스 같이 여섯자가 넘으면 ‘오뱅’ ‘현글’ 등으로 줄여 말한다. 최근 국내기업들의 회사이름이 한글과 영어로 조합된 이름이 많고 긴 이름도 있다보니 줄여 부르기 익숙한 취준생들이 만들어낸 신조어다. 한 대학교 취업센터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줄임말 신조어는 오픈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 소통하려면 오픈채팅방을 수시로 찾아 이들의 용어에 익숙해 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