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는 훌륭한 인재다. 하지만 능력 있는 인재를 영입한다고 해서 저절로 성과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16년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만 봐도 그렇다. 구글 내 180개 팀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팀의 비결을 찾기 위해 진행한 프로젝트다. 그 결과 성공한 팀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심리적 안정감’이 꼽혔다. 심리적 안정감이란 팀원들이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고 믿는 환경이다. 자신의 실수나 우려도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는 문화를 뜻한다.

이 개념을 25년간 연구한 에이미 에드먼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심리적 안정감이 모든 조직에서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며,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에드먼슨 교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독창성이 요구되는 오늘날 심리적 안정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문화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꽃피고 이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만드는 혁신의 단초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위계질서가 강한 한국 기업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윌리엄 바넷 스탠퍼드대 교수는 한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의 직장인들도 ‘이런 말을 했다가 바보 취급당하지 않을까’ ‘괜히 말했다가 본전도 못 찾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침묵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자유롭게 자신의 견해를 말하는 문화는 국가 또는 문화적인 특성과 관련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무엇보다도 리더가 직원들과 소통하는 방식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리더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다. ‘나만 옳고 너는 틀렸다’고 말하지는 않았는지, 내 생각이 곧 다수의 상식이라고 착각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직원들은 리더의 작은 시그널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리더가 조금이라도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 같으면 즉시 입을 닫고 침묵한다.

다음으로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을 말하게 만드는 좋은 질문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놓친 건 없을까요’ ‘다른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누구 다른 생각을 가진 분 없나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됐죠’와 같은 질문을 꾸준히 할 때 직원들은 리더가 모든 사람의 생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줄 것이라고 믿고 두려움 없이 자신의 생각을 꺼내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질문도 소용없을 만큼 구성원들이 침묵하는 기업이라면, 애초에 리더가 의견을 제시하고 여기에 반대되는 입장에서 생각을 말해 달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문정화 IGM(세계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문정화 IGM(세계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물론 여러분이 오늘부터 당장 이 두 가지를 실천한다고 해도 그동안 굳어 있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리더가 두려움 없이 말하는 문화의 중요성을 알고 작은 변화를 지속한다면 구성원들이 가장 먼저 이를 알아차리고 변화에 동참할 것이다.

문정화 IGM(세계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