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남매의 난’이 ‘가족의 난’으로 번지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원태 회장의 재선임을 놓고 주주총회에서 가족 간 표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25일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서울 평창동 자택을 찾아가 언성을 높이며 다툼을 벌였다. 조 회장이 화를 내는 과정에서 유리창이 깨지면서 이 고문이 상처를 입었다.

말다툼은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이 이 고문에게 자신의 편을 들어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은 이 고문이나 조 전 부사장 측이 이 사건을 외부에 공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영계 관계자는 “한진가 내부에서 지분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로 예상되는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총에서 한진가 구성원들이 합종연횡하며 서로 충돌할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조 회장 임기는 내년 3월 23일까지다. 국민연금과 KCGI(강성부펀드) 등이 기관투자가들과 힘을 합쳐 한진 일가를 경영에서 배제시킬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