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가 ‘노조 리스크’에 흔들리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관련 업체 간 합종연횡과 생산 효율화를 위한 인력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 車업계 파업 '몸살'…글로벌 완성차는 생존 위한 구조조정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은 18일 공동 회견을 통해 양사가 합병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합병 절차를 마치면 폭스바겐, 도요타자동차, 르노-닛산 동맹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완성차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새 회사의 생산 능력은 연간 최대 140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지분은 두 회사가 50 대 50으로 나눠 갖는다. 양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합병으로 매년 37억유로(약 4조8000억원)를 절감해 새로운 자동차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생존을 위한 협력에 나선 기업은 FCA와 PSA뿐만이 아니다. 라이벌 관계인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와 BMW는 지난 2월 레벨 4(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폭스바겐과 포드자동차는 6월 함께 상용차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혼다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는 수소전기차 기술 개발을, 도요타는 광저우자동차와 수소전기차 생산 및 판매를 추진 중이다. 힘을 합치면 비용을 절약하고, 기술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FCA와 PSA의 합병은 양적인 성장보다는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앞으로는 투자 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기업들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력 감축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 포드와 GM, 닛산, 혼다, 폭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 업체 여덟 곳이 발표한 감원 규모는 8만 명 이상이다. 다임러는 내연기관에서 전기 구동 차량으로의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까지 1만 명을 감원한다. 아우디도 2025년까지 9500명을 줄일 예정이다. 닛산은 내년에 1만2500명을, 포드는 1만7000명을 각각 감축할 계획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