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뺀 야당과 10일 강행 처리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 예산이 다수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에서 예산 수정안 마련에 참여한 의원들의 잇속 챙기기도 두드러졌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역구인 세종시 지역교통안전환경개선사업에서 정부안(9억5000만원) 대비 5억1200만원 늘어난 예산을 확보했다. 같은 당 윤호중 사무총장(경기 구리)은 정부안에 없던 구리시 아천빗물펌프장 정비비로 4억원을 배정받았다. 구리 하수처리장 악취 개선에 쓰일 예산은 정부안(12억4000만원)보다 10억원 더 챙겼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안산상록갑)은 신안산선복선전철사업의 정부안(908억원)에서 50억원을 추가로 따냈다.

4+1 협의체에 참여한 야당 의원들도 수혜를 입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전북 군산)은 군산대 노후화장실 환경 개선에 9억원, 군산시 옥서면 농어촌도로 확장에 5억원을 증액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경기 고양갑)는 고양시 신도지구대(33억2700만원), 원당지구대(5100만원) 청사시설 사업비를 따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전북 전주병)는 전주역사 개량에 정부안(14억원)보다 10억원을 더 배정받았다. 전주탄소산단진입도로 개설 사업으로 정부안(2억3900만원)에 20억원을 증액했다. 조배숙 같은 당 원내대표(익산을)는 미륵사지 관광지 조성에 7억2500만원, 익산 사물인터넷(IoT) 산업안전체험교육장 건립에 정부안에 없던 10억원을 따냈다.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정읍고창)은 고창 동학농민혁명 성지화 사업에 2억원, 고창 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에 5억원을 확보했다.

각 당 의원들은 줄지어 지역구 예산 유치를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전남 목포)은 보도자료에서 “내년 목포 관련 예산 1407억원을 증액해 총 8289억원을 확보했다”며 “목포와 전남 발전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충남 당진)은 예산안 처리 직후 “당진~서산 국도 건설사업 예산 2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날 예산안 처리를 ‘날치기’라고 비난한 한국당에서도 일부 의원이 지역구 예산 유치를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장석춘 의원(경북 구미을)은 이날 밤 보도자료를 통해 “국회 본회의에서 로봇직업교육센터 설립을 위한 내년도 신규 사업 예산(15억5000만원)이 통과돼 구미에 센터 유치가 확정됐다”고 홍보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