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취임 2년 반 동안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평균 4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평균 2억4000만원 가량이다.

강남구의 상승폭이 가장 컸지만 종로·광진구 등 비강남의 상승폭도 50%를 넘었다. 강남과 함께 강북의 아파트값도 많이 오르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10일 '부동산114'가 2017년 1월부터 올해 12월 현재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매매 신고가 이뤄진 서울 아파트 '24만1621건'을 조사한 결과, 올 하반기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격은 8억237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상반기 5억8524만원에 비해 40.8%, 평균 2억3852만원 오른 수치다.

정부는 최근 2년 반 동안 역대 최고의 규제로 불린 8·2대책(2017년), 9·13대책(2018년), 분양가 상한제 등을 쏟아냈지만 결과적으로 가격 상승세를 잡지 못했다. 대책 발표 때마다 일시적인 규제효과는 있었지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꺾지 못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2017년 상반기 6억원 아래였던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격은 2017년 하반기 6억5654만원으로 올랐다. 그러다가 8·2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2018년 1분기에는 6억2883만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2018년 하반기 다시 6억9228만원으로 상승했고 작년 9·13부동산 대책에도 올 상반기 7억9228만원으로 오른 뒤 올 하반기에는 8억2376만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 대비 올해 하반기까지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상승률도 평균 18.3%(1억2737만원)에 달했다.

지역으로는 강남구의 실거래가격이 평균 18억2154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2017년 상반기(11억8817만원) 대비 53.3% 올랐다.

강남구를 제외하면 2년 반 동안 실거래가격이 50% 이상 오른 곳은 모두 강북이었다. 2017년 상반기 평균 5억4962만원이던 종로구 아파트의 실거래가격은 올해 하반기 평균 8억3492만원으로 51.9% 상승했다. 경희궁자이 등 재개발 사업으로 새 아파트들이 입주하면서 평균 거래가격을 3억원 가까이 끌어올렸다.

세번째로 상승률이 높았던 곳은 광진구다. 2017년 상반기 6억282만원에서 올해 하반기 평균 9억3929만원으로 2년 반 동안 51.3%(3억1000여만원) 뛰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집값 고점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구매가 왕성한 30대가 폭탄 돌리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최고가로 주택을 매수한 30대가 피해를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부와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매입자 연령대별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입 가운데 30대 비중이 31.2%로 가장 많았다. 집값이 더 오를 경우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없다는 불안감에 신축 등 기존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입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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