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린 미트 = 폴 샤피로 지음, 이진구 옮김.
가축의 대량 사육을 통한 식육 생산은 인류의 식생활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지만 점점 더 인류와 지구의 미래에 위험요인으로 대두한다.

이 책은 실험실에서 세포 배양 방식으로 만드는 '진짜' 고기인 '클린 미트'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이미 눈앞의 현실이 된 관련 업계의 실태와 전망 및 과제를 다룬다.

클린 미트는 동물의 세포를 분리하고 여기에 영양분을 공급해 인큐베이터에 배양해내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콩고기처럼 모양만 그럴 듯한 '유사 고기'와는 달리 모든 것이 고기와 똑같고 생산하는 데는 오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

공장식 가축 생산은 동물에게 비극일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과 대기온난화, 항생제의 내성 위기 등 갖가지 문제를 불러온다.

이런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방법이 '세포 농업', 즉 클린 미트 생산이다.

이미 2013년 세계 최초로 소 줄기세포를 배양한 고기로 햄버거용 패티를 만들었다.

비용이 33만달러나 들었지만 기술 발전과 대량생산으로 이 비용은 급격히 낮아질 수 있다.

2016년 1천200달러로 세계 최초의 배양 미트볼을 생산해낸 업체는 2017년에는 더 낮은 가격에 청정 닭고기 샌드위치와 프랑스식 오리 요리를 만들었고 가까운 미래에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저자는 클린 미트 관련 스타트업 기업들을 찾아 이미 이 분야 기업활동이 활기차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최초로 동물 없는 고기를 만들기 위해 창립된 뉴하비스트, 소의 세포를 배양해 스테이크칩과 최고급 가죽을 만드는 모던미도, 근육세포를 사용해 햄버거용 고기를 만드는 멤피스미트, 젖소 없이 우유를 만드는 퍼펙트데이, 계란 흰자를 제조하는 클라라푸드 등이 대표주자들이다.

물론 걸림돌이 적지 않다.

'진짜 고기'지만 '제조'됐다는 데 사람들이 느끼게 될 거부감이 가장 큰 문제다.

축산업계는 클린 미트 저지를 위해 강력한 로비에 나섰다.

막대한 생산비도 현재로서는 문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클린 미트는 미래 인류의 삶을 더 개선하는 기술이 틀림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흐름 출판. 308쪽. 1만6천원.
[신간]
▲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 = 크리스 나이바우어 지음, 김윤종 옮김.
인간 두뇌를 구성하는 좌뇌와 우뇌 중 좌뇌가 만들어내는 허구는 종종 인간에게 고통을 안기며 이는 좌우 두뇌의 균형 발전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지 신경심리학 박사인 저자는 지금까지 뇌과학과 신경심리학 연구를 검토한 결과 좌뇌는 주어진 주변 정보를 바탕으로 그럴싸하고 말이 되게끔 상황을 재구성해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정보가 부족해서 그 설명이 완전히 틀린 것이라 할지라도 좌뇌는 합리화를 위해 거짓까지도 꾸며낸다는 점이다.

이렇게 좌뇌가 만들어낸 거짓말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에고' 혹은 '나'라는 것의 창조라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자아는 머릿속 어딘가에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다.

달리 말해 생각과는 별개로 존재하는 자아가 있어 그것이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생각의 흐름 자체가 자아라는 현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와 대조적으로 우뇌는 의미 찾기, 상황의 큰 그림을 보고 이해하기, 창조성 발현하기 등의 기능을 한다.

좌뇌가 도를 넘는 행동을 할 때 '브레이크'를 거는 것도 우뇌의 몫이다.

저자는 이미 2천500년 전 동양철학, 특히 선불교는 자아가 허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지적한다.

좌뇌가 형성하는 모든 부정확한 판단과 설명들, 거기다 그것을 행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나'라고 하는, 모두가 당연시하는 전제가 인간으로서 겪는 내적인 고통의 가장 두드러진 원인이다.

그러므로 그 모든 것이 좌뇌의 거짓말이었음을 알고 실체를 깨닫는 것이 고통에서 물러서는 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불광출판사. 216쪽. 1만5천원.
[신간]
▲ 인류세와 에코바디 = 몸문화연구소 지음.
'인류세' 시대 몸의 문제를 다룬다.

'인류세'는 네덜란드 화학자 파울 크뤼천이 지금의 시대를 '인류까지도 멸망에 이르게 할 위험한 지질학적인 시대'라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저자들은 '정말 21세기는 이전과는 다른 극심한 위기상황에 처한 것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이 시대 인간의 몸은 동식물과 광물의 몸, 강·바다·숲·공기 나아가 기계의 몸까지도 깊이 연결된 생태학적인 연결망을 이루고 있음을 재발견하고 지금의 시대를 '에코 바디' 시대로 칭한다.

이러한 시대에 '자연의 생태 윤리는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세에 자연과 여성은 과연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통해 우리의 몸이 지구 생태계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몸된 존재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을 탐구한다.

저자들은 지금까지 소외되고 무시돼온 강이나 숲 같은 비인간 존재들도 인격성을 가질 수 있고 존엄성을 부여받는 가능성을 최근 활발히 논의되는 지구법의 관점에서 조명한다.

특히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자연과 여성을 다시 쓰려는 시도나 도나 해러웨이의 '반려종 선언'을 모티브로 시도하는 포스트휴머니즘적인 생태윤리를 도발적이고 새로운 시각으로 주목한다.

저작을 주도한 몸문화연구소는 2007년 설립된 이래 현대 철학과 사회의 화두인 몸을 매개로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해 왔으며 문학과 철학, 미학, 정신분석학, 역사학, 의학 등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이 참여한다.

필로시픽. 264쪽. 1만6천500원.
[신간]
▲ 한국형 원전, 후쿠시마는 없다 = 이병령 지음.
한국형 원전은 후쿠시마나 체르노빌 원전과 같은 방사능 누출 사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한국형 원전 개발의 주역이 직접 쓴 책이다.

책에 따르면 1986년과 2011년 방사능 누출 사고로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환경이 파괴된 옛소련 및 일본의 원전은 비등수형(沸騰水型)이며 1979년 이들과 똑같이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멜트다운' 사고가 일어났는데도 사망자나 부상자가 없었던 것은 물론 환경오염도 보고되지 않았던 미국 스리마일섬의 원자로는 가압수형(加壓水型)이다.

가압수형 원전은 수소를 연소시키는 산소가 발생하지 않아 수소 폭발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후쿠시마, 체르노빌 원전과 같은 사고는 있을 수 없다.

한국형 원전이 바로 가압수형이다.

저자는 1957년부터 60여 년간 전 세계에서 300 기의 가압수형 원전이 가동 중이지만 스리마일 사고를 제외하면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는 것이 안전성을 단적으로 말해준다고 지적한다.

스리마일 사고조차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기술적 미비, 현장 실무자의 실수, 잘못된 보고와 보고를 받은 상급기관의 미숙한 대처 등이 겹쳐 과잉대응한 해프닝으로 결론이 났다.

저자가 개발에 참여한 한국형 원전 OPR-1000의 개량형인 APR-1400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 인증을 받았다.

NRC가 외국의 원전에 대해 설계 인증을 해준 유일한 경우다.

저자는 "한국형원전 기술은 지난 60년간 정권을 가리지 않고 국가가 키워온 민족의 기술이고 세계 최고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기파랑. 188페이지. 1만1천800원.
[신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