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부활한 추억 속의 LP와 카세트테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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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등서 '러브콜' 받은 작가
아날로그 시대의 향수를 자극
![Donna(2024). /페로탕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772689.1.jpg)
회화를 공부하던 독일 작가 그레고어 힐데브란트(50)는 20대 중반이던 1990년대 말 이런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는 카세트테이프를 자르고, 변형하고 쌓아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카세트테이프는 음악을 저장하는 가장 대중적이고 저렴한 매체였다. 좋아하는 음악을 모은 ‘믹스테이프’를 만들어 서로 선물하는 게 유행이던 시절이었으니, 카세트테이프는 그 자체로 추억과 애정을 담는 수단이기도 했다. 작업을 계속하면서 그의 재료는 레코드판(LP)과 VHS 비디오테이프 등으로 확장됐다.
세월이 흘렀다. 음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볼 수 있었던 카세트테이프는 2000년대 초반 CD와 MP3 파일에 자리를 내주며 급격히 주변에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불과 20여 년이 흐른 오늘날에는 그 존재조차 잊힐 지경이 됐다. 그러면서 힐데브란트의 작업에도 향수와 복고라는 의미가 덧씌워졌다. 세련된 색채와 조형에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의미까지 더해지니, 샤넬과 루이비통 등 세계적인 명품 업체들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Breathe in the Desired Air on the Calm Tide(2024). 카세트 테이프 케이스를 쌓아 만들었다. /페로탕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772688.1.jpg)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향수. 힐데브란트는 “카세트테이프, LP 등 과거의 물건들을 재료로 사용하다 보니 작품 주제도 추억에 관한 쪽으로 쏠리게 됐다”며 “기둥 작품의 색상 조합은 고향의 분수대 색깔, 여자 친구의 어머니가 입었던 옷 색깔 등 내 기억에서 따왔다”고 말했다.
![예술로 부활한 추억 속의 LP와 카세트테이프](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772687.1.jpg)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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