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다. 정부는 내년도 AI 관련 예산으로 올해보다 50% 늘어난 1조7000억원을 배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직을 개편해 인공지능기반정책관(국장 자리)도 신설했다. 2016년 구글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뒤 지속 발전해온 AI의 추론 능력이 시각, 청각, 언어 등 모든 영역에서 인간의 능력을 앞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AI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준비 없이 개발·도입했다가는 비용만 낭비할 수 있다. AI의 발전 배경을 알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AI의 발전에는 인간의 학습과정을 모방한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이 있다. 많은 양의 데이터와 고성능 컴퓨터 그리고 최신 알고리즘 세 가지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발전하게 된 기술이다.

첫째, 데이터가 중요하다. 로켓 발사를 위해 많은 연료가 필요하듯, AI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딥러닝으로 학습할 수 있는 정제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AI에 적용하기 위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데이터를 찾고, 또 정제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는 환경도 구축해야 한다. 둘째, 수집한 데이터를 학습하기 위해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적이다. 고성능 GPU가 있어야 딥러닝 모델 구축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셋째, AI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AI의 핵심 기술인 딥러닝은 두 번의 암흑기를 거쳐 이제야 빛을 보게 됐다. 딥러닝 기술 전문가를 구하기는 어렵지만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오픈소스 생태계를 구축해 딥러닝을 개발할 수 있는 툴과 사용 방법까지 공개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런데 AI 개발·도입 환경을 갖췄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목표를 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AI 기술로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산업 영역을 정해야만 고객에게 혁신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김수상 <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 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