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미국의 5세대(5G) 이동통신 구축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중국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한 발언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쿡 CEO에게 애플이 미국의 5G 구축에 관여할 수 있는지 봐달라고 했다”고 올렸다. 이어 “애플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돈, 기술, 비전 그리고 쿡 CEO도 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애플 제조공장을 방문해 쿡 CEO와 회동했다.

이번 발언은 중국의 5G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5G 통신은 차세대 무선통신기술로, 기존 4세대보다 인터넷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다.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시티 등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어서 5G 패권을 쥐려는 미·중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은 지난 5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거래제한기업(블랙리스트)에 올렸다.

그러나 미국 CNN방송은 “애플은 수천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5G 인프라 구축 사업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두주자들이 매년 수백억달러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데 후발주자로 나서봤자 사업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뉴클레우스리서치의 이안 캠벨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5G 사업을 커피전문점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애플은 인프라 구축과는 거리가 먼 소비자 중심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무역협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애플 공장에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나보다는 중국이 협상 타결을 더 원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들은 내가 원하는 수준까지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