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 칼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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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반 동안 349회 현장 방문"
소통·대화 강조하는 문 대통령
'오발사고' 정책들에 요지부동
"설계 오류 인정은 이념의 패배"
강박 떨치고 현실 직시해야
이학영 논설실장
소통·대화 강조하는 문 대통령
'오발사고' 정책들에 요지부동
"설계 오류 인정은 이념의 패배"
강박 떨치고 현실 직시해야
이학영 논설실장
![[이학영 칼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911/07.14213011.1.jpg)
‘달라진 노무현’은 말로 그치지 않았다. 행동으로 실천했다. 지지층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것만이 아니다. ‘지역균형발전’을 국정구호로 내걸고서도 수도권인 경기 파주시의 LCD 생산단지 건설을 법까지 바꿔가며 적극 지원했다. 경기 평택시에는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해 삼성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게 도왔다. “(모두를 잘살게 하자는)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필요하면 무엇이든 채택하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이 측근과 지지자들에게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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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행사를 부지런하게 갖고 있지만,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과 다른 또 한 가지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현장을 챙기면서도 설계주의적인 정책기조를 초지일관(初志一貫)으로 고수하고 있다.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국정목표로 내걸고 일자리, 공정, 민생, 혁신 등의 구호 아래 펼친 정책들이 잇달아 ‘오발(誤發)사고’를 내는데도 시행착오를 인정하지 않는다. 취임하자마자 밀어붙인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과 비정규직의 대대적인 정규직 전환 등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단적인 예다.
생산성을 넘어서는 인위적인 임금 및 고용조치 강요로 인해 기반이 취약한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사업주 및 종사자들이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그 결과 산업생태계의 핵심인 제조업과 한창 경제활동을 해야 할 40대의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대대적인 재정투입을 통해 급조한 고령층 단기 일자리와 가계에 대한 현금지원 확대로 통계를 포장하고 있지만, 상황이 심각함은 “뼈아프다” “안타깝다”는 말로 스스로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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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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