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공행진을 이어온 금값이 된서리를 맞았다. 미중 무역협상 1차 합의에 대한 기대감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져서다. 다만 금융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보면 안전자산인 금 비중 확대 전략은 유효한데 저성장·저물가 국면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15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전날 기준 금값은 온스 당 147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 1511.4달러로 장을 마쳤던 금값은 12일 1453.7원을 기록하면서 2주 새 50달러 이상 급락했다.

금값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올해 1월 2일 1315.3달러에 불과했던 금값은 올해 9월 1560.4달러까지 오르면서 15.7%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중이 무역협상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다.

하지만 4분기 들어서는 분위기가 확연히 반전됐다. 미국과 중국은 1차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물가, 고용 등에서 불안감이 커졌던 미국 경기도 회복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의 매력이 떨어졌다.

금값이 떨어지면서 금 펀드도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 펀드(43개)는 최근 한 달 수익률이 –4.4%로 43개 테마 중에 가장 저조했다. 3개월 수익률도 –7.3%로 부진했다.

다만 미중이 협상을 두고 최근 다시 잡음이 발생하고 있어 금값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금값은 협상 난항 소식에 최근 2거래일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합의문에 미국산 농산물 구매 규모, 합의 이행 강제 방안, 미국 기업에 대한 강제 기술이전 금지 조항을 넣길 거부하고 있다.

전문가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투자자산군(포트폴리오) 내 금 비중을 늘리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저물가 국면에서 완전하게 벗어나기 전까지 포트폴리오 안정성 확보를 위해 금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여전히 높은 수준의 마이너스 채권금리 규모, 중국과 인도의 장신구 수요 등은 금 수요 증가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정책 완화 기조가 유효할 것"이라며 "명목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는 가운데 국채 가격이 상승하면서 금값 상승을 지지할 것"이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