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업체 선정 및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를 조사해온 공정거래위원회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금호산업 임원 1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다음달 7일 본입찰이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2일 아시아나항공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심사 결과를 아시아나항공에 보냈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6월 기존 기내식 공급업체인 LSG스카이셰프코리아에 금호그룹 재건을 위해 200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가 LSG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업체로 바꿨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LSG는 당시 법무법인에 자문해 “금호그룹과 박 회장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계약을 맺는 것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의 선관의무 위반, 즉 배임에 해당한다”는 답변을 받고 박 전 회장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자 아시아나항공의 한 임원은 2016년 금호그룹 지주사인 금호홀딩스의 20년 만기 무이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매입해달라고 LSG를 다시 압박했다. LSG는 이를 거절하고 아시아나항공과의 기내식 계약에서 2860억원어치 혜택을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금호 측이 거부했다. 금호는 2017년 2월 기내식 계약 연장을 종료한다고 LSG에 통보하고 기내식 업체를 게이트고메코리아(GGK)로 교체했다.

GGK는 중국 하이난항공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60 대 40으로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GGK는 기내식 공급업체로 선정된 뒤 한 달 만인 2017년 3월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 BW를 샀다. LSG는 “이는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이자 불공정 거래 강요 행위”라고 주장해왔다.

공정위는 3개월 뒤 전원회의를 열어 박 전 회장 등의 검찰 고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박 전 회장의 검찰 고발은 다음달 7일 본입찰이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배임 등은 박 전 회장에게만 문제가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도 제재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바뀌더라도 회사가 책임져야 할 일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공정위가 지목한 부당지원 금액 자체가 크지 않고 이미 인수후보들에게 알려진 문제”라며 “인수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