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과 수익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어서 ‘금융 한류’를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26개국 463개에 달한다. 전 세계 은행 중 20위권이다. 2016년도에 250개 수준이었지만 3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규모가 커졌을 뿐 아니라 수익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우리은행의 해외 총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5% 증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수익 비중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손태승 회장 취임 후 펼친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은 글로벌 시장 개척과 관련해 다수의 ‘최초’ 타이틀을 갖고 있다. 1968년 일본 도쿄 지점을 만들어 국내 시중은행 중 최초로 해외 점포를 개설한 게 첫 번째다. 2007년과 2008년에는 시중은행 최초로 중국 현지법인과 러시아 현지법인을 각각 설립했다. 2016년에는 국내 은행 중 최초로 해외에 상장한 은행(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을 인수했다.

양적으로만 성장한 것은 아니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중심의 해외 네트워크 확대를 선언하고 진출 국가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세워 왔다. 해외 영업점의 80% 이상이 동남아 국가에 포진해 있다. 저축은행(필리핀), 소액 대출법인(캄보디아·미얀마) 등으로 시장에 맞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했다.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사업 모델로 진출해야 영업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베트남에서는 대형 공단 인근에 점포를 내고 현지 기업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는 한편 인구 밀집 지역에는 리테일(소매) 전략 점포도 신설했다. 방글라데시에는 수출 가공 공단과 제조업 밀집 지역 위주로 거점 지역 점포를 냈다. 이외에 중남미 지역에 추가로 진출하기 위해 멕시코에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향후 그룹 전체 수익에서 글로벌 수익 비중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재 10% 수준에서 40%로 올리겠다는 게 중장기적 목표다. 이를 위해 핵심 거점 지역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춰 현지 금융사를 추가로 인수합병(M&A)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은행업이 낙후된 지역에서 디지털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동남아 신흥국에서도 인터넷·모바일 보급률이 차츰 늘고 있어 디지털 뱅킹 서비스의 가능성이 있다”며 “현지 정보기술(IT) 업체 등과 제휴해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해 20~30대 젊은 층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