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발표…집중호우 주기 '1550년·780년·140년'
"경남 집중호우는 엘니뇨와 연관" 9천년 된 퇴적물서 확인
국내 연구진이 경남 남해군 연안 지역 퇴적물 속에 있는 과거 9천년 간의 집중호우 기록을 최초로 복원했다.

이를 통해 엘니뇨 발생 빈도가 높은 시기에 이 지역 집중호우 빈도 강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발견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은 홀로세 동안의 연안 환경 변화와 엘니뇨에 기인한 동아시아 수문 변동성 연구 논문을 '제4기 과학 리뷰'(Quaternary Science Reviews)에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남해 고흥 연안에서 현장 연구를 시작해 지표면 10m 아래 퇴적물 속에 포함된 과거 9천년 간의 집중호우 기록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국내 최초로 퇴적물에 포함된 황을 대상으로 동위원소 분석을 한 성과다.

"경남 집중호우는 엘니뇨와 연관" 9천년 된 퇴적물서 확인
이를 바탕으로 남해안 집중호우가 한반도와 일본에 태풍이 잦을 때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과거 엘니뇨 발생 빈도가 높은 시기에 남해지역 집중호우 빈도와 강도가 커졌다.

한반도 집중호우 현상이 전 지구적 대기·해양 변화와 관련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에 따르면 집중호우 빈도는 약 1550년, 780년, 140년 주기를 보인다.

현재는 1550년과 780년 주기 정점에 해당한다.

남해 지역과 일본에 태풍 영향으로 인한 집중호우가 많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래 1천년을 살펴보는 모델링 결과, 남해 지역 집중호우 빈도와 강도는 300∼400년 동안 점차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집중호우는 엘니뇨와 연관" 9천년 된 퇴적물서 확인
다만, 지구온난화가 지속한다면 자연적인 감소 경향이 교란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 논문 1 저자인 지질연 임재수 박사는 "연안 지역 퇴적물은 당시에 비가 얼마나 집중적으로 내렸는지에 따라 강으로 유입되는 육성 기원 입자 크기나 구성물질 등 특성이 달라진다"며 "지속적인 퇴적층 연구를 통해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예측 모델링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질연은 내년부터 전 국토의 퇴적층 정보를 담은 제4기 지질도 제작·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김복철 원장은 "국가와 국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질자원 분야 맞춤형 정보 생산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경남 집중호우는 엘니뇨와 연관" 9천년 된 퇴적물서 확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