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 모금 배우 "개탄스럽다"…부총리도 "부패 행위" 경고
수해 성금 나눠주며 수수료 챙긴 '양심 불량' 태국 관리들
태국 수해 지역의 일부 관리들이 십시일반 모인 수해 성금을 나눠주면서 이재민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져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24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녹 끄라촉'이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홍수 피해가 3주째 계속 중인 태국 북동부 이산지역 내 일부 관리들이 수해 성금을 이재민들에게 나눠주는 과정에서 돈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관리들은 수해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성금을 모금해 4억 바트(약 156억원) 이상을 거둔 배우 빈 반루릿에게서 5천 바트(약 20만원)씩 나눠줄 이재민들을 선정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러나 관리들은 이 과정에서 '서류작업 수수료' 명목으로 300~500 바트(약 1만1천700원~1만9천600원)를 받아 챙긴다고 이 페이스북은 주장했다.

또 일부 관리들은 홍수 피해를 보지 않은 주민들의 이름도 수해 성금 수령자 리스트에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빈 반루릿도 자신이 모은 성금이 잘못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이처럼 이재민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행위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들이 성금 수령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이재민들이 자진해 '서류작업 수수료'를 냈다면서도,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들을 알고 있는 만큼 그들을 상대로 법적 조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정권 실력자 중 한 명인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도 홍수 피해 주민들로부터 성금 수령자 선정을 대가로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은 부패 행위라고 전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모인 성금을 이재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빈 반루릿을 언급하면서 국민 성금이 잘못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태국 정부는 총리까지 방송에 출연해 홍수 피해 주민들을 위한 모금 방송에 나섰지만, 개인 차원에서 성금을 모금한 빈보다 모금액이 적어 체면을 구긴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