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와 의류건조기를 가전매장에서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진열하던 계절은 겨울이었다. 김장을 해야 하고, 추운 날씨로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 시기에 맞춰 제품을 팔아야 실적을 낼 수 있었다. 여름엔 에어컨과 선풍기 등이 매장의 ‘명당’ 자리를 차지했다. 이런 공식이 점차 깨지고 있다.

롯데닷컴이 지난해와 올해 주요 가전의 월별 매출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김치냉장고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1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해 1월에는 3.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월과 8월의 김치냉장고 매출이 각각 93.1%, 17.8%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졌다.

업계는 여름철 김치냉장고 판매 급증의 이유를 다양해진 기능에서 찾고 있다. 김치만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육류, 채소, 과일, 쌀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의류건조기는 겨울은 물론 빨래가 잘 마르는 여름철에도 잘 팔리고 있다. 지난 1월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484%였다. 여름에도 매출이 꺾이지 않았다. 지난달엔 188% 증가했다. 점점 많은 가정이 건조기를 사용한다고 롯데닷컴은 전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