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대법원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하자 국내 증시도 출렁였습니다.

국내 증시의 2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증권부 박해린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

어제 대법원의 결과가 나오면서 삼성그룹주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장이 출렁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규모가 추가로 늘어남에 따라 다시 이 부회장이 구속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파기 환송 결과가 나온 직후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가 이어지며 호텔신라를 제외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그룹주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습니다.

증권업계는 이번 결과와 기업의 펀더멘털이 무관하다고 보면서도 오너 리스크에 따른 투자 심리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나 삼성그룹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삼성그룹주뿐 아니라 국내 증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장비주가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 규모가 어느 산업보다 크기 때문에 그룹 총수의 결단 없이는 투자가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앵커>

삼성그룹주가 일제히 빠졌는데, 호텔신라만 상승했죠?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어제 삼성그룹주 대부분이 하락 마감한 가운데, 호텔신라와 호텔신라 우선주는 급등했습니다.

호텔신라 우선주는 29.1%로 크게 오르며 마감했는데요.

사실 이런 주가 변동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호텔신라는 그간 이 부회장이 특검에 소환되거나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리스크가 부각될 때마다 주요 삼성그룹주와 반대로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시장에선 이 부회장이 부재할 경우 그룹 영향력이 적은 호텔신라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변동성이 어떤 근거, 말하자면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네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어제 결과에 따라 삼성그룹주가 흔들리기는 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너 리스크가 기업의 펀더멘털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보는 건데요.

실제로 그간 이 부회장의 리스크가 부각될 때마다 당일이나 2~3일간은 장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후에 안정되는 모습을 그려왔습니다.

다만, 오너리스크보다 더 큰 문제는 반도체 업황 부진과 미중 무역 갈등 격화,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환경입니다.

메모리 시장의 부진으로 반도체 업황이 10년 만에 최악이라고 불릴 만큼 어려워지면서 삼성전자도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고 특히 주력 부문인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70% 넘게 급감했습니다.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예상 밖 반사 이익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에 외인들이 지난 7월경 삼성전자의 매수를 이어나갔었는데요.

이달 들어선 기대감이 사그라들면서 약 1조원 이상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고,

반도체 업황과 현재 대외환경을 따졌을 때 하반기까지도 주가 상승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이번 결과가 경쟁 업체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라이벌인 미국의 애플과 중국의 화웨이가 어부지리를 누리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오늘 애플이 언론에 다음 달 10일 열리는 특별 이벤트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언론에선 이 자리가 `아이폰 11`을 발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라이벌인 미국의 애플이 아이폰 11을 내놓게되면 삼성전자에도 적지 않은 긴장감을 가져올텐데요.

실제로 최근 팀 쿡 애플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삼성전자 제품이 관세를 내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을 돕겠다"고까지 말했습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삼성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화웨이도 휴대폰 점유율 부문에서 삼성전자를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부회장의 부재로 대규모 투자 결정 등이 멈춰 선다면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라이벌들의 견제를 이겨낼 수 있을지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박해린 기자였습니다.

박해린기자 hlpar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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