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 농산물에 TPP 수준 혜택만 인정"
"자동차 관세 철폐 보류…추후 논의 진행"

지난 4월부터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여온 미국과 일본이 협상 개시 4개월여 만에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고 교도통신 등이 25일 보도했다.

양국은 유엔 총회가 열리는 내달 하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 때 새 합의안에 두 나라 정상이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막판 조율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일본 측 협상 대표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상(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사흘간의 협상을 마친 뒤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모테기 경제재생상은 또 논의의 실질적인 내용에서 "방향성을 공유했다"며 큰 틀의 합의를 이뤘음을 시사하고 주요 품목에 관한 각료급 협상은 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일 무역 협상 '큰 틀' 합의…내달 서명 목표
이로써 지난 4월 시작된 미일 각료급 무역 협상은 7차례 만에 사실상 마무리됐다.

양측은 우선 가장 큰 쟁점이 됐던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일본의 관세 부과와 관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범위에서 혜택을 인정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모테기 경제재생상은 "일본의 입장, 농업의 입장을 확실하게 지키는 협상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은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농산물 관세 인하에서 TPP 수준까지만 인정한다는 일본 측 입장이 관철됐다면 성과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미국이 자발적으로 빠진 TPP를 작년 말 발효한 데 이어 유럽연합(EU)과의 경제연대협정(EPA)을 올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들 협정에 따라 미국의 경쟁국인 호주, 캐나다, 유럽 국가에서 일본으로 들어오는 쇠고기, 돼지고기 및 치즈 등 유제품의 관세가 낮아져 미국 상품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TPP는 쇠고기의 경우 발효 이전 관세율(38.5%)에서 단계적으로 내리도록 해 16년째에는 9%가 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그간 TPP 이상의 혜택을 요구해 왔고, 일본 측은 난색을 보였다.

공산품 분야에선 다양한 품목의 관세를 낮추거나 없애되 일본이 철폐를 요구해온 자동차 관세 문제는 합의를 보류하고 계속 논의하는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양국은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합의에 따라 새로운 무역 협상을 시작했다.
미일 무역 협상 '큰 틀' 합의…내달 서명 목표
당시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무역 역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관세 분야인 물품 무역과 '조기에 결론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 분야'에서 새 협정을 맺기로 했었다.

미국은 일본과의 무역에서 작년 기준으로 중국, 멕시코, 독일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인 676억 달러 규모의 적자를 봤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25일 양자회담을 열고 각료급 무역 협상 결과를 공유하고 새 무역협정 체결 일정을 협의한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이 자동차 부품 분야 등에서도 어느 정도 양보를 얻어낸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납득하지 않을 경우 정식 합의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 신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를 구실로 수입차에 최대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카드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며 아베 총리가 그 대상에 일본이 포함되지 않도록 확약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