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간 무역협정 체결을 논의 중인 미국과 일본이 곧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고,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위협을 철회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경제재생상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였다. 양국은 지난달 24일부터 워싱턴DC에서 실무급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어느 정도 합의에 도달했다는 판단에서 고위급 협상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그간 미국이 요구하던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해온 일본산 자동차 고관세 부과 방안을 철회할 방침이다. WSJ는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은 의회 비준 과정을 생략하기 위해 다소 제한적 수준에서 합의를 마무리지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늦어도 다음달 안에 최종 합의안에 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직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했다. 그동안 미국의 농민단체들은 TPP 탈퇴 이후 일본 시장에서 미국 농민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프리 숏 피터슨국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미국 농산물 시장이 중국 등 해외 국가들의 무역 보복 조치로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무역협상의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WSJ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의 미 의회 비준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본과의 무역협정이 합의에 이르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