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이어 3번째…"ISS 우주인 조수 역할하고 과학 실험도 수행"

러시아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처음으로 인간을 닮은 로봇(휴머노이드)을 보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22일 오전 6시 38분(모스크바 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표도르'(애칭: 정식 명칭 '스카이봇 F-850')를 태운 유인우주선 '소유스 MS-14'가 '소유스-2.1a' 로켓 운반체에 실려 발사됐다.

우주선은 이후 로켓에서 분리돼 ISS로 가는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모스크바 인근 (우주)비행통제센터 측이 밝혔다.

우주선은 약 이틀간의 비행 뒤 오는 24일 오전 8시 31분 ISS에 도킹할 예정이다.

러, 국제우주정거장에 인간형로봇 '휴머노이드' 처음 올려보내(종합)
우주선에는 통상 타는 우주인 대신 로봇 표도르만이 탑승했다.

표도르는 특수 개조된 조종사 좌석에 앉아 우주비행을 시작했다.

표도르는 로켓이 발사될 때 러시아의 인류 최초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우주로 올라가며 했던 '출발!'이라는 말을 그대로 반복했다.

로봇은 내달 7일까지 약 17일간 ISS에 머물며 러시아 우주인의 조수 역할을 하면서 우주 공간에서의 성능을 시험받는 한편, 몇가지 과학실험에도 참여하게 된다.

지난 7월 ISS로 올라가기 전 로봇 활용 훈련을 받은 러시아 우주인 알렉산드르 스크보르초프가 로봇을 다룰 예정이다.

로스코스모스의 알레산드르 블로셴코 이사는 "휴머노이드는 ISS에서 스크루드라이버, 스패너, 소화기 등 평범한 도구들을 이용해 전기 케이블을 연결하거나, 끊는 등의 동작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은 아바타 모드로 전환할 경우 조종사의 행동을 흉내 낼 수도 있다.

이는 우주 유영 등의 특정 작업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로 꼽힌다.

러시아 우주당국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을 우주 공간에서의 위험하거나 어려운 작업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로봇에 인공 지능을 장착해 미래 우주 개발에도 이용한다는 구상이다.

러시아가 휴머노이드를 ISS에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키 180㎝, 몸무게 160㎏의 표도르는 러시아 재난당국인 비상사태부 연구기금과 로봇 개발·생산업체 '안드로이드나야 테흐니카'가 함께 개발했다.

이 로봇은 지상에서도 유출 방사성 물질 제거, 지뢰 제거, 까다로운 구출 작업 등의 위험한 환경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 공간에 로봇이 발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우주항공국(NASA)은 2011년 제너럴모터스(GM)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로보노트2'를 디스커버리호에 태워 ISS에 보내 우주인을 돕는 실험을 진행했다.

일본 역시 2013년 도요타가 제작한 '키로보'라는 이름의 일본어 대화가 가능한 소형 로봇을 ISS에 보낸 바 있다.

러시아가 유인 우주선 발사에 '소유스-2.1a' 로켓 발사체를 이용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소유스-2.1a는 그동안 우주화물선과 위성 발사에 이용돼 왔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데 쓰였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유인우주선 발사에 '소유스-FG' 로켓 발사체를 이용해 왔으나 갈등 관계에 있는 우크라이나가 이 발사체에 들어가는 디지털 조종시스템 공급을 중단하면서 앞으로 러시아제 조종시스템을 장착한 소유스-2.1a를 이용할 예정이다.

러시아가 재고로 갖고 있는 마지막 소유스 FG 로켓은 다음 달 말 유인우주선 발사에 이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러, 국제우주정거장에 인간형로봇 '휴머노이드' 처음 올려보내(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