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보다 낮은 금리 회사채 줄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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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發 '채권 전성시대'
교보증권 3년 만기 회사채
年利 1.478%에 3000억 발행
신용 'A+' 기업으론 처음으로
기준금리보다 낮아
"우량기업 발행 잇따를 것"
교보증권 3년 만기 회사채
年利 1.478%에 3000억 발행
신용 'A+' 기업으론 처음으로
기준금리보다 낮아
"우량기업 발행 잇따를 것"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췄음에도 이보다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한층 강해진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회사채 수요가 급증하면서 발행금리가 잇달아 떨어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것으로 확신하는 시장 분위기도 이 같은 현상에 한몫하고 있다. 초저금리로 자금을 빌릴 기회가 생긴 우량기업의 채권 발행이 더욱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초저금리 회사채 연이어 등장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최근 3년 만기 회사채 3000억원어치를 연 1.478%의 금리로 발행했다. 한은 기준금리(연 1.5%)보다 0.022%포인트 낮다. 신용등급이 A+인 기업이 기준금리보다 저렴하게 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기준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찍은 기업의 신용등급은 모두 A+보다 한 단계 높은 AA- 이상이었다.
지난달 말에는 SK텔레콤이 10년 만기 회사채까지 연 1.4%대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1200억원 규모의 10년물이 연 1.495%의 금리로 발행됐다. 함께 발행한 3년물(1200억원) 금리는 연 1.404%, 5년물(600억원) 금리는 연 1.490%였다. 이 회사는 초장기채권인 20년물(1.523%)과 30년물(1.557%)도 연 1.5%대 금리로 발행했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내렸음에도 이보다 금리가 낮은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하 이전인 지난 6월 롯데제과가 3년물 800억원어치를 연 1.683%에 발행한 것을 시작으로 포스코 현대트랜시스 SK종합화학 등 11개 기업이 기준금리보다 저렴하게 회사채시장에서 자금을 마련했다. 회사채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된 것은 2014년 10월 LG디스플레이 이후 4년 8개월 만이다.
미소짓는 기업들, 현금 확보 ‘분주’
기관투자가의 치열한 매수경쟁이 회사채 발행금리를 연거푸 떨어뜨리고 있다. 올 상반기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들어온 기관 자금 규모는 90조783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약경쟁률(4.46 대 1)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경기침체 우려로 채권금리가 크게 떨어지자 기관들이 그나마 국고채보다는 금리가 높은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담고 있다. 16일 기준 3년 만기 AA- 등급 회사채 평균금리는 연 1.626%로 같은 만기의 국고채 금리(연 1.095%)보다 0.531%포인트 높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잇따른다는 확신이 깔린 것도 회사채 금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평가다. 채권가격 상승(채권금리는 하락)을 노린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로 3개월 전부터 국고채 금리가 모든 만기 구간에서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저렴하게 자금을 빌릴 기회가 생기자 기업들은 분주히 회사채 시장을 드나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반 회사채 발행금액은 25조77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다. 기업들의 활발한 조달에 힘입어 회사채 발행잔액도 지난 6월 말(503조610억원)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이달 말에도 롯데쇼핑(2000억원) SK루브리컨츠(2000억원) 한국투자증권(1200억원) 등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풍부한 투자 수요와 초저금리 등 최적의 조달환경이 유지되고 있어 한동안 우량기업의 채권발행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비우량채 투자심리는 주춤
여전히 우량 회사채 매수 열기가 뜨겁지만 저신용 회사채 투자심리는 가라앉고 있다. 신용등급이 BBB+인 (주)한진과 대한항공은 잇달아 투자수요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달 시행한 수요예측에서 (주)한진은 1000억원 모집에 610억원, 대한항공은 2500억원 모집에 75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미매각이 발생한 건 2018년 9월 두산중공업 이후 10개월 만이다.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한 가운데 기업 신용위험은 커지면서 비우량 회사채 투자 열기가 다소 식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BBB+ 등급 기업들의 회사채 금리가 어느덧 연 3%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주)한진(연 2.917%)과 대한항공(연 2.814%)이 지난달 발행한 2년물 금리는 연 2%대에 불과했다. 리스크 대비 투자매력이 이전만 못 하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의 대규모 미매각 이후 BBB급(신용등급 BBB-~BBB+) 기업의 공모 채권 발행은 단 한 건도 없는 상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초저금리 회사채 연이어 등장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최근 3년 만기 회사채 3000억원어치를 연 1.478%의 금리로 발행했다. 한은 기준금리(연 1.5%)보다 0.022%포인트 낮다. 신용등급이 A+인 기업이 기준금리보다 저렴하게 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기준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찍은 기업의 신용등급은 모두 A+보다 한 단계 높은 AA- 이상이었다.
지난달 말에는 SK텔레콤이 10년 만기 회사채까지 연 1.4%대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1200억원 규모의 10년물이 연 1.495%의 금리로 발행됐다. 함께 발행한 3년물(1200억원) 금리는 연 1.404%, 5년물(600억원) 금리는 연 1.490%였다. 이 회사는 초장기채권인 20년물(1.523%)과 30년물(1.557%)도 연 1.5%대 금리로 발행했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내렸음에도 이보다 금리가 낮은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하 이전인 지난 6월 롯데제과가 3년물 800억원어치를 연 1.683%에 발행한 것을 시작으로 포스코 현대트랜시스 SK종합화학 등 11개 기업이 기준금리보다 저렴하게 회사채시장에서 자금을 마련했다. 회사채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된 것은 2014년 10월 LG디스플레이 이후 4년 8개월 만이다.
미소짓는 기업들, 현금 확보 ‘분주’
기관투자가의 치열한 매수경쟁이 회사채 발행금리를 연거푸 떨어뜨리고 있다. 올 상반기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들어온 기관 자금 규모는 90조783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약경쟁률(4.46 대 1)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경기침체 우려로 채권금리가 크게 떨어지자 기관들이 그나마 국고채보다는 금리가 높은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담고 있다. 16일 기준 3년 만기 AA- 등급 회사채 평균금리는 연 1.626%로 같은 만기의 국고채 금리(연 1.095%)보다 0.531%포인트 높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잇따른다는 확신이 깔린 것도 회사채 금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평가다. 채권가격 상승(채권금리는 하락)을 노린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로 3개월 전부터 국고채 금리가 모든 만기 구간에서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저렴하게 자금을 빌릴 기회가 생기자 기업들은 분주히 회사채 시장을 드나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반 회사채 발행금액은 25조77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다. 기업들의 활발한 조달에 힘입어 회사채 발행잔액도 지난 6월 말(503조610억원)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이달 말에도 롯데쇼핑(2000억원) SK루브리컨츠(2000억원) 한국투자증권(1200억원) 등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풍부한 투자 수요와 초저금리 등 최적의 조달환경이 유지되고 있어 한동안 우량기업의 채권발행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비우량채 투자심리는 주춤
여전히 우량 회사채 매수 열기가 뜨겁지만 저신용 회사채 투자심리는 가라앉고 있다. 신용등급이 BBB+인 (주)한진과 대한항공은 잇달아 투자수요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달 시행한 수요예측에서 (주)한진은 1000억원 모집에 610억원, 대한항공은 2500억원 모집에 75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미매각이 발생한 건 2018년 9월 두산중공업 이후 10개월 만이다.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한 가운데 기업 신용위험은 커지면서 비우량 회사채 투자 열기가 다소 식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BBB+ 등급 기업들의 회사채 금리가 어느덧 연 3%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주)한진(연 2.917%)과 대한항공(연 2.814%)이 지난달 발행한 2년물 금리는 연 2%대에 불과했다. 리스크 대비 투자매력이 이전만 못 하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의 대규모 미매각 이후 BBB급(신용등급 BBB-~BBB+) 기업의 공모 채권 발행은 단 한 건도 없는 상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