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3.3%(연율 환산)로 떨어졌다. 대중(對中) 무역 의존도가 높은 탓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싱가포르 통계청은 13일 이 같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를 발표했다. 이 같은 역성장은 싱가포르 정부의 속보치인 -3.4%보다는 폭이 줄었지만 1분기 3.8% 증가와 급격히 대비되는 수치다.

-3.3%…싱가포르, 2분기 '역성장 쇼크'
통계청은 제조업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3.1%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의 6월 수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대외 여건 악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GDP 증가율 전망치를 1.5~2.5%에서 0~1%로 끌어내렸다.

외신들은 싱가포르 경제의 위축이 글로벌 경기 우려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산업통상부는 “싱가포르가 거래하는 중국 등 시장 대부분이 올 하반기 성장률이 하향되거나 유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중 무역전쟁뿐 아니라 △홍콩의 정세불안 △한국과 일본의 경제갈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리스크 등을 경제를 흔들 요소로 지목했다.

싱가포르는 무역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특히 첨단제품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아시아 지역의 공급사슬이 흔들리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는 교역은 물론 해외 직접투자에서도 중국 쏠림 현상이 심해 사실상의 ‘중국 경제권’으로 간주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