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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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넘어섰다. 최악의 경우 1250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중 무역협상, 한일 무역갈등 등의 악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서다.

5일 오전 9시24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2원 오른 1204.2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198.0원으로 연고점을 경신하며 마감했지만 이날 개장과 동시에 다시 고점을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3000억 달러에 대한 10% 관세 부과 계획 발표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우리나라를 배제하는 개정안을 의결한 영향이 지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확대됐을 때도 1200원 부근까지 상승했다. 외환당국의 개입 등으로 6월 들어서는 115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지난달엔 재차 1180원선에 진입해 현재는 1200원선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220원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최악의 경우에는 1250원에도 도달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미중 무역협상, 한일 무역갈등 등 대외 위험이 확대됐지만 쉽사리 봉합되기 어려워서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백색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것을 포함해 금융부분에서 한국에 대한 규제를 추가할 수 있다"며 "이같은 추가적인 규제 강화는 원화의 추가적인 약세 요인으로 1220원 내외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향후 미중 양국의 무역합의가 재차 불발되고 미국의 추가 관세 부가가 이뤄진다면 위안화 약세, 달러 강세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 흐름은 1200원선 부근에서 제한될 것이란 게 시장 중론이다.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넘어 가파른 상승세가 전개된다면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상승속도를 제한할 뿐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연말로 갈수록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미국 달러의 약세 전환, 글로벌 경기가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서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3%로 축소됐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미국 추가 관세 발표 이후 100%로 높아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 달러 약세를 유도할 공산이 크다"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통화정책도 글로벌 경기의 연착륙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