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어닝 쇼크' 수준의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일본에서 대규모 마케팅비를 쏟아낸 자회사 라인(LINE)이 네이버의 발목을 잡았다.(사진=연합뉴스)
네이버가 '어닝 쇼크' 수준의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일본에서 대규모 마케팅비를 쏟아낸 자회사 라인(LINE)이 네이버의 발목을 잡았다.(사진=연합뉴스)
네이버가 '어닝 쇼크' 수준의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일본에서 대규모 마케팅비를 쏟아낸 자회사 라인(LINE)이 발목을 잡았다. 실적은 고꾸라졌지만 라인 덕에 네이버의 기업가치는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한 1조6303억원, 영업이익은 48.8% 줄어든 1283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시장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성적. 증권업계가 예상한 네이버의 올 2분기 영업익은 34.68% 감소한 1637억원(최근 3개월간 평균 추정치)이었다. 실적 발표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눈높이는 낮아졌다. 최근 1개월간 영업익 예상치는 1455억원이었지만 실제 발표된 수치는 여기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업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광고와 비즈니스, 정보기술(IT) 플랫폼 등에서는 유의미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광고는 전년 동기 대비 12.0% 성장한 1666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네이버 플랫폼의 광고 상품성 등이 개선된 덕분이다. 비즈니스 플랫폼은 7159억원으로 17.1% 증가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검색 고도화와 쇼핑이 실적을 밀어 올렸다.

네이버페이, 클라우드, 라인웍스 등을 포함한 IT 플랫폼도 전년 동기 대비 22.6%, 콘텐츠 서비스는 웹툰과 V라이브 성장에 힘입어 61.4% 성장했다.

문제는 자회사 라인이다. 일본 시장의 라인페이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지난 5월 마케팅비로 60억엔(약 650억원)을 지출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네이버는 이날 라인의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라인과 기타 플랫폼을 한 데 묶어 실적을 발표했다. NH투자증권은 라인의 올 2분기 매출을 전년보다 16.7% 증가한 590억엔, 영업손실은 125억엔으로 적자 전환한 것으로 투정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화면 개편과 광고 성수기 영향으로 광고 부문과 비즈니스 플랫폼 부문이 안정적 성장세를 보였다. 네이버페이 거래대금도 증가해 네이버만 놓고 보면 2분기 실적이 양호하다"면서 "라인페이 송금 이벤트로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해 네이버의 전체 실적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라인은 내년 상반기까지 일본에서 공격적 투자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의 연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지만 라인이 네이버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판단에서다. 라인은 일본, 대만, 태국의 모바일 플랫폼 시장 1위를 유지하면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은 2분기에 대규모 마케팅비를 투입해 라인페이 이용자를 최소 200만명 이상 늘렸다"며 "하반기 증권 서비스를 시작으로 금융 서비스를 본격 확대해 나갈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적자 규모도 축소되고, 신사업 성과는 가시화돼 투자 면에서 네이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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